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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몬 볼리바르 스페인 식민통치로부터 콜롬비아, 베네수엘라, 에콰도르, 페루. 볼리비아 등을 해방시킨 라틴 아메리카의 해방자 시몬 볼리바르를 탐구한 책  


라틴 아메리카 해방의 등불 시몬 볼리바르
<시몬 볼리바르>

    이명옥 (mmsarah)  

현대는 혁명이 잠든 시기라고 말하는 이들이 있다. 개인의 이기심이 극대화 되고 물질이 인간의 정신을 잠식하는 시대여서 자유를 위해 투쟁하는 이들, 모든 이의 해방을 꿈꾸는 것이 한갖 몽상으로 비쳐지기 때문일 것이다.

내가 시몬 볼리바르라는 생소한 이름을 알게 된 것은 2008년 12월 내한한 베네수엘라의 천재 지휘자 두다멜과 함께 한 '시몬 & 볼리바르 유스 교향악단' 때문이었다. 베네수엘라에는 시몬 볼리바르 대학을 비롯, 곳곳에 해방자 시몬 볼리바르의 이름을 붙여 자유와 독립을 위해 생애를 바친 그의 해방정신을 기리고 있다.  

시몬 볼리바르를 단순히 베네수엘라에서 추앙받는 진보적인 지식인 정도로 알고 있던 나의 무지몽매함은 200쪽짜리 얇은 책 한권으로 와장창 깨지고 말았다.

라틴의 혁명가나 해방자하면 우리는 당연히 체 게바라만을 떠올리게 된다. 하지만 시몬 볼리바르는 남미의 자유와 독립을 위해 끊임없이 분투하여 통합 라틴 아메리카 해방을 꿈꾸며 베네수엘라. 콜롬비아, 에콰도르, 페루, 볼리비아, 중미연방공화국 등 6개의 국가를 해방시킨다.

더구나 그는 라틴 아메리카 본토인이 아닌 선택받은 스페인 백인 귀족 가문 출신으로 부와 명예를 한 손에 쥐고 안락한 삶을 누리기에 조금도 부족함이 없던 사람이었다. 그는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라는 말이 생겨날 만큼 세계 위에 군림하던 로마의 자취를 바라보면서 오히려 억압받는 식민 속국의 사람들을 떠올린다. 그것이 그가 모든 안락함을 버리고 라틴 아메리카의 자유와 해방을 위해 생애를 던진 계기가 된다.

놀라운 사실은 혁명의 지도자들은 모두 그 사회의 상류층에 속하는 사람들이었다는 것이다. 재정적 안정, 충분한 지식 교육, 수세기에 걸친 우월감은 그들 내부에 독립과 저항의 정신을 키워주고 권력자들의 불의한 총칼에 맞서 싸울 용기를 지니게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미국의 독립운동을 주도한 이들은 아메리카에서 가장 부유한 사람들이었고, 스페인에 항거한 네덜란드 폭동도 왕족 혈통을 지닌 왕자가 주도했다고 한다.

시몬 볼리바르 역시 본토인 스페인에 가면 왕을 알현하고 궁정의 온갖 파티에 초대 받아 갈 수 있는 선택받은 귀족 가문 출신이었다. 그는 아주 부유했으며 진보적인 학문을 수용하고 영국,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의 여러 나라만이 아니라 미국까지 여행하며 견문을 넓힌다. 그가 혁명에 몸을 던지기 전 라틴 아메리카에는 낡은 관념을 깨트리려는 새로운 정신, 즉, '라틴 아메리카 정신'이 움트고 있었다.

시몬 볼리바르는 1783년 7월 24일에 태어났다. 그해 영국과 미국은 파리조약에 합의함으로 미국은 자유 독립국으로 우뚝 서게 된다. 라틴 아메리카 해방을 위해 생애를 던진 볼리바르는 47세인 1830년 세상을 떠난다. 전장에서 겪은 갖은 고생, 무엇보다 사람에 대한 실망과 좌절에서 미래에 대한 신념을 상실했던 그는 '꺼져가는 생명이여. 이제 너에게 도움이 되는 것이라고는 죽음뿐이구나'라는 말 한마디를 남기고 운명했지만 그에게 주어진 생의 과업을 모두 이루고 난 뒤였다고 한다.

정직하지만 정의감에 불탔던 볼리바르는 스페인 국왕의 대리인으로 파견된 오만불손한 총독들을 뼛속까지 경멸했다. 그래서 그는 해방된 나라에 왕정이 도입되는 것을 반대했고  사람들이 자신을 해방자라는 칭호로 부르고 또 그렇게 후세에 알려지기를 원했다.

볼리바르는 평생 잉크자국이 지워지지 않는 손을 지니고 산 사람이지만 단순한 이론이나 언어만으로는 총탄 앞에 무력해 질 수밖에 없음을 절감하게 된다. 그래서 볼리바르는 주장한다.

그러므로 가련한 베네수엘라 동포 여러분. 과거의 실수를 회개하고 순종하는 법을 배우십시오. 자유라는 거룩한 명분을 배신하는 자에게 용서를 베풀어서는 안 됩니다. 배신행위를 하다 발각되어도 몇 년 정도 추방당하는 게 고작이라는 사실을 악용해 배신을 일삼으려는 다른 무리들에게 본보기가 되도록 배신을 철저하게 제거해야 합니다.

남아메리카는 남아메리카 민중들의 손에 맡겨져야 합니다. 사악한 압제자들은 이 대륙 어느 구석에도 발붙이지 못하도록 해야 합니다. 그러나 이런 영광스런 결과는 남아메리카 민중들이 개인적인 권리를 어느 정도 포기할 줄 알고 그들이 지도자로 뽑은 사람들의 지시를 받아들일 때에야 얻을 수 있습니다.

하나도 새로울 것이 없는 저 논리는 진정한 민중의 자유를 꿈꾸는 개인들이 가슴에 깊이 새겨야 할 덕목이다. 우리의 촛불이, 우리의 함성이, 값진 열매로 손에 쥐어지기까지 개인의 유익을 구하는 일, 개인의 이기심을 멀리하는 일, 조급함을 버리고 참고 인내하며 힘을 모으는 일이 필요할 것이다. 지도자의 분열, 힘을 모으는 민중들 사이에 분열이 일어난다면 그것은 이미 진 싸움일 터이다.

어쨌거나 무한한 자원을 거저 얻을 수 있는 라틴아메리카의 독립과 자유를 원하는 강대국은 어디에도 없었다. 영국은 강 건너 불을 보는 심정으로 스페인으로부터 독립하려는 라틴아메리카 민중들의 몸부림을 바라만 보았고 미국인은 단 한 명도 남미 민중들에게 해방을 안겨주려는 볼리바르를 거들지 않았다. 자본과 권력 강자의 논리에 길들여진 나라가 추구하는 자유와 해방은 이미 모든 사람들의 자유와 해방이 아닌 셈이다.

약자, 노예와 같은 삶을 살던 사람들 편에 서지 않았다면 라틴 아메리카 최고의 거부에 자유로운 혼을 지닌 얽매이지 않는 진보적 사상을 지닌 방탕한 귀족쯤으로 알려졌을 볼리바르는 자신이 가진 모든 것, 생명, 재산, 자신의 행복과 건강까지도 자유의 제단에 제물로 봉헌하고 빌려 입은 셔츠 한 벌로 땅속에 묻혔다.

이 이상주의자는 자신의 죽음을 감지한 마지막 순간까지 부관을 불러 조국의 동포들에게 보내는 마지막 메시지를 받아 적게 했다. 거기에는 다음과 같은 씁쓸하고 비극적인 말이 포함되어 있다.

“ 나의 죽음이 동맹을 가져올 수만 있다면 평온한 마음으로 무덤에 갈 수 있을 텐데.”

아직도 거대 강국의 경제 노예로, 자유를 상실한 수많은 지구촌 가족들이 자유를 향한 몸부림을 멈추지 않고 있다. 어딘가에는 또 다른 혁명의 시대를 꿈꾸며 자신이 지닌 모든 것을 바치며 민중의 편에서 투쟁하는 이들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이 개인의 이기심을 온전히 버리고 민중들을 위해 자신을 버리는 것을 보지 못했다, 정말 자유를 사랑하며 진보를 지향한다면  볼리바르의 마지막 글귀를 가슴에  깊이 새겨봐야 하지 않을까.


덧붙이는 글 | <시몬 볼리바르> 는 서해문집이 기획한 서해역사책방 17권째 책으로 핸드릭 빌렘 반 룬이 지었으며 조재선님이 옮겼습니다.

2009.01.03 15:44 ⓒ 2009 OhmyNews
출처 : 라틴 아메리카 해방의 등불 시몬 볼리바르 -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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