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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강릉의 유선기 선생을 중심으로 환동해권 거사(?)들이 드디어 거사를 준비하는 공지를 날리자 더불어 숲 나무들이 모처럼 열띤(?)반응을 보이셨습니다.

저도 그렇게 설레였던 나무들 중에 하나였습니다. 평상시에는 별로 바쁘지도 않았는데 ,하필 지난 주에는 미리 잡혀 있던 일정들이 있어서 조정하느라 노심초사 했습니다. 꼭 가고 싶었기 때문이었지요.  강릉의 유선기 선생, 정선의 박영섭 선생, 울진의 서순환 선생... 작년 말 모두모임 때 만났지만 , 만남 만큼이나  헤어짐 이후에 잔잔한 물결에 이는 너울처럼 일상에서 문득 그리운 마음의 대상이 되었던 분들이기에 기다림은 설레임으로 바뀌었습니다.

진실한 마음은 하늘을 감동시키고, 벗들의 그리움은 찰라에 만리를 달리는 법!
저만 그런 것은 아니었나 봅니다. 만남이 있기 전날의 밤은 시계가 멈춘 듯이 길게만 느껴졌고, 부푼 맘을 달래기 위해 옛선인들의 책을 뒤적이던 은한이 삼경이던 때, 울진의 서순환 선생이 날린 문자메시지는 정말 순간에 만리를 달리는 마음이었습니다.

" 이른 봄 피는 매화 꽃처럼 그리운 얼굴 기다리느라 잠못이루는 이밤!
  그대 그리움에 보내는 내마음   - 서순환- "

마음과 마음이 만나서 통하고, 전기를 일으키고 ,스파크가 튀는 절창이었습니다.
문득 떠오르는 싯구에 내마음을 담아서 새벽을 가르는 메시지에 실어보냈는데, 이때 이미 이번 번개의 분위기는 결정되었던것 같습니다.

" 거문고 줄 꼿아놓고 홀연히 잠에 든 제
  사립문 개짖는 소리에 반가운 벗 오는 고야
  아희야 점심도 하려니와 탁주 먼저 내어라   -김창흡-

   서선생의 마음 받고 그윽히 생각하니 아흐! 일각이 여삼추려!  정한진 "

잠실역에 모인 나무님들과 즐거운 해우를 하고 - 영원한 풍류객 정용하 선배님과 안지영 선배님, 깊이있는 지적 보헤미안 김영일선배(혹시 헷갈릴까 덧붙입니다만 시인 김지하도 본명이 김영일인바, 그 분과는 다른 분임을 강조함^^), 그리고 더불어 숲이 자랑하는 풍류 꽃처녀님들( 장지숙님, 김선래님 , 도유진님)-  이승혁선배가 준비한 랜트 승합차에 몸을 실었습니다.

여기서  이승혁 선생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승혁 형님이 미리 승합차를 준비하지 않았다면 각자가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했을 것이고, 그렇게 되었다면 이번 '강릉 사주 번개'는 다른 차원으로 진행되었을 것 같군요. 일행중 가장 얇고 가벼운 봄옷으로 젊음을 과시하고, 부설거사 같은 미소를 띠우며, 손수 운전을 도맡으셨던 승혁 형님도 지난 밤을 분명 길다고 느끼셨음이 틀림없었습니다.

우리의 마음을 하늘도 아는지 ,비가 온다던 강릉의 날씨는 너무도 청명했습니다. 초당골 두부집에서 마중나온 유선기 선생과 먼저 동해권에 진입해 있던 한혜형 처자(어디까지나 직장일로^^)를 만났는데 그 기쁨이란...
"주인장! 박주산채일 망정 없다 말고 내오시오"
농주가 한 순배 돌자, 분위기는 고조되기 시작했습니다. 모두들 즐거워하는 얼굴에서 봄날의 정취와 오랜 벗들과의 해우를 만끽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농주와의 관계에서는 풍류객 정용하 선배님과 제가 제일 친했던 걸로 기억합니다 만^^

그 옛날 초당 허엽선생도 서울서 온 벗들을 이렇게 반가워 했을까요?
유선기 선생말입니다.
여러가지 다망한 일로 정신 없다는 사실을 승혁 형님의 귀뜸으로 알았으므로, 그의 환대에 초당 선생이 떠올랐던 것이죠.그래서 바빠진 분이 임시 회계를 맡았던 장지숙처자님입니다. 식사비 미리 계산하느라고요. 왜냐고요? 유선기 선생의 마음이 초당을 닮았기 때문입니다.ㅎㅎ

화창하고 따스한 봄볕을 맞으며, 하얗게 핀 매화나무 아래로, 연분홍 빛으로 물든 얼굴들이( 낮술은 영화에서 처럼 효과가 확실했습니다) 활짝 웃으며 지나가는 정취가 어떠합니까? 조금도 과장 없는 그날의 모습입니다. 초당마을 허난설헌 기념관에서 말이죠!!
조금 늦게 도착해서 해후한 서순환선생도 취했음에 틀림없었습니다. 물론 술이 아니라 반가운 얼굴들과 봄의 정취에 말입니다. 그가 보낸 새벽의 메시지가 여전히 가슴에 남아있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언제부터인가 저는 강릉에 오면 오죽헌 보다는 초당을 더 자주 찾게 되었습니다. 유선기 선생의 관심이 이곳과 가까워서일지도 모릅니다. 그렇지만 유선생을 만나기 전에도 저는 그랬습니다. 최근에 복원한 허난설헌 생가 때문일까요? 물론 주변의 풍광은 으뜸이지요.
그런데 유선기 선생에게 제가 교산에 있는 허균의 시비와 그 앞 바닷가에 있는 교암을 보러가자고 제안했을 때 일행들 모두가 흔쾌히 동의하는 것이었습니다. 더 볼만한 곳도 많은데... 더 풍광 좋은 곳도 널렸는데...
저는 더불어숲 '강릉 사주 번개'모임 일행이 왜 그 제안에 동의 했는지에 대한 정확한 이유를 지금도 알지 못합니다. 하지만 모임이 끝나갈 즈음에 저는 그 이유를 어렴풋이 나마 알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느끼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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