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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보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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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록색이 물결처럼 출렁이는 산을 보셨는지요

지난 겨울을 무사히 지내고 다시 햇빛을 담아내기 위해 작은 손바닥을 펴는 나무들..

그 바쁜 움직임이 우리들 눈에는 그저 평화롭고 그리운 색으로 다가옵니다.

하지만 사람들 옆에서 크는 나무는 생긴대로 자라기가 쉽지 않습니다.

사람들의 눈에 맞게 자라게 되지요.

오늘 소개할 시는 그런 나무들의 이야기입니다.


위로 뻗으면 안돼!

싹둑

옆으로 벌어져도 안돼!

싹둑

그럼 왜 심었어요?


플라타나스 가로수들

울며울며 또 잎 피운다.


권오삼 선생님의 가로수라는 시입니다.


초등학생들과 시외우기 수업을 할 때 였어요

이 시를 처음 두 번 정도는 평소처럼 읽다가

어느새 리듬이 붙어 위로 뻗으면 안돼, 싹둑

이 싹둑에서 소리가 커집니다.

옆으로 벌어져도 안돼 싹둑 다시 싹둑에서 커집니다.

그러다가

그럼 왜 심었어요 이 대목에서는 교실이 떠나가라고 소리를 지르고 맙니다

가로수의 억울함이나 안타까움이 그 짧은 사이 어린아이들에게 전해졌는지

아이들은 박자에 맞춰서 책상을 치며 시를 외웁니다

어른들은 정리가 안된 가로수를 못견뎌 하는데 말입니다.

반듯하게 정리가 된 나무를 보면서도, 서로 보는 눈이 다릅니다.

가로수 잎의 억울한 마음, 마음대로 자라지 못하는 답답함을 알아버린 시인의 눈이
글로 지어져 시가 되었습니다.


'그럼 왜 심었어요'를 그럼 '왜 낳았어요'로 바꾸면 바로 청소년들의
아우성으로 들립니다.

청소년기, 어느 때보다 몸과 마음이 자연스럽게 자라나야 할 시기입니다.

하지만 반듯한 나무의자와 , 정리가 잘된 참고서 속에서만 커가는 청소년들이
행여 가로수처럼 본 모습을 잃어버리고
사회가 원하는 모습만으로 고착된 인간이 될까봐 걱정입니다

언제쯤 ......
산에서 자라는 나무처럼 자신의 고유색으로도 삶이 두렵지 않은 그런 세상을 만날 수 있을까요.

측은한 마음으로 새벽까지 공부하는 아이의 휜 등을 바라보는 엄마의 마음이
시인의 마음과 닮았겠죠.

마음껏 축구한 번 해보고 싶다던 중학교 2학년 남학생의 소원이 그래서 잊혀지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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