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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오랜만에 내린 비로 인해, 오늘 아침 자전거를 타고 또 기차를 타고
출근하는 출근길이 한층 싱그럽게 느껴지고 기차 창 밖으로 펼쳐져 있는
신록의 깊이를 가늠해 볼 수 있어 "아! 벌써 여름이 바로 곁에 와 있었구나"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렇게 밀양 삼랑진의 여름은 제가 알 지 못하는 사이에 와 있습니다.

어느듯 저희 한솔이네가 밀양으로 이사 온 지도 벌써 1년 하고도 반년이 흘렀네요
그동안 이곳 밀양생활을 통해 저희 가족도, 제 개인적으로도 참으로 많은 것들을
얻었고 또 지금도 하나 하나 얻어가고 있습니다
그 얻음을 한 마디로 요약하기는 쉽지 않지만, 굳이 말해 본다면 우리 모두가
열망하고 얻고자 하는 "행복에 이르는 길"에 대한 작은 힌트 정도를 얻었다고
생각합니다.

그 힌트는 거창한 게 아니라....."단촐.소박하고 느리게 살아가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 안에 겹겹이 쌓여 있는 욕심을 버릴 수만 있다면....
한 마디로 IF 입니다 ^^

작년부터 시작하여 겨울을 제외하고는 계속 하고 있는 밀양과 삼랑진의 약 20킬로에
이르는 출퇴근길을 승용차 대신 자전거와 기차로 대신하고 난 이후로,
앞서 말한 '삶의 방식' 에 대하여 말이 아닌 실천을 통해 자신감을 많이 얻었습니다
승용차에 비해 시간적으로는 두 배 이상 손해(?)를 보지만, 작은 얻음은 몇 배나
되는 지 모릅니다.
느리게 자전거를 타고 떡방앗간 앞을 지나가면서 예전에 차로 지나칠 때에는 결코
보이지 않았던 사람들의 모습이 보이고 그 방앗간의 고소한 냄새가 코 속으로
들어 올 때 그 느낌이란....
선생님께서 말씀하신 '점'과 '선'의 차이점을 글자를 통해서가 아니라
피부를 통해서 느껴봅니다...
물론 이 모든것들이 서울이 아닌 밀양이기에 가능한 것이기는 하지만 말입니다

요즘 저는 때론 이런생각도 듭니다
제가 과연 이렇게 행복해도 되는가...하고 말입니다

한솔이도 내년이면 정식으로 선생님의 후배가 될 것이고, 한솔이엄마도 저도
흙내음, 사람내음 맡으며 살 수 있는 지금의 생활에 만족하고 있습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한솔이엄마는 요즘 제가 너무 생활에 있어서 이기적이고
독선적인 면이 많다고 불만이 많습니다 ^^
사실이고  엄중한 이 '사실' 앞에서 늘 제 자신을 바꾸어 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지난주 일요일에는 밀양내려와 한솔이네의 앞날을 위해 마련 해 둔 조그만 밭에
농막을 지어 밀양에 같이 알고 지내는 사람들과 공방을 오픈하였습니다.
이름하여 "지렁이공방"입니다.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수경스님과 문규현 신부님의 "지렁이 같은 시선으로 세상을
다시 보자"는 오체투지의 정신을 조금이라도 생각해 보자는 취지에서 밀양녹평모임
사람들과 함께 정해보았습니다.

아이들은 흙 밟으면서 그 "느낌"을 느낄 권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날 아이들에게 그 누구도 말하지 않았음에도 아이들끼리 흙놀이를 하는걸 보고
아이들의 본성 저 깊은 곳에는 사람의 심성과도 비슷한 흙에 대한 갈망이 있다는걸
느껴 보았습니다....

공방 흙마당에는 삼겹살를 구워먹을 수 있는 드럼통이 있고 공방 뒤에는
텃밭이 있어 씨 뿌려 놓은 여러가지 푸성귀가 새싹을 내 보이고 있습니다...^^

우리가 정녕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무엇을 버려야 하고, 무엇을 취해야 할 지
아직도 그 해답은 멀기만 한 것 같습니다.....

비 온 뒤, 싱그러운 나무잎을 보며 주절주절 몇 자 적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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