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대상 게시판

청구회추억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나무야나무야
더불어숲
강의
변방을 찾아서
처음처럼
이미지 클릭하면 저서를 보실 수 있습니다.

숲속의소리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그이가 죽은 후 생각날 때마다 써서
이 곳 <숲 속의 소리>에 올렸던 시들입니다.

원망스럽습니다.
그 때문에 제 일상이 너무 흐트러졌기 때문입니다.
이젠 그만 쓰고 싶습니다. 사실 써지지도 않습니다.
이제는 그 바보를 잊고 제자리로 다시 돌아가고 싶은 마음입니다.

그래서 이렇게 다시 올려서 그에게 온전히 전하고자 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여기에 쓴 시들이 외롭고 쓸쓸해서 <더불어 숲 바위> 위에서
차례로 뛰어내리는 불상사가 일어나지 않도록
이 아홉편의 시들이 제 안에서 살아 숨쉬도록 하겠다고 마음먹습니다. 꿀꺽 ^^





  


제목: 다시 우뚝 서고 싶다. 부끄러움으로.


나의 마음 담아 시 한 편 쓰려하는데.......
아무 생각이 나질 않는다.

억지로 지어내는 것은 시가 아니라 알고있기에
그냥 자리에서 일어나려 했지만
이렇게 시를 쓰려한다.

무슨 말을 해야 할까?
35년간 살아오며
엄마말고 다른 이를
이토록
오랫동안
떠올린 적은 없었는데.
그것도 울고, 또 울고 다시 웃으려 애쓴 적은 없었는데.

그런데 나만 그런게 아닌가보다.

기네스북에 올려야 하지 않을까?
누군가를 위해 이렇게 많은 이들이 눈물짓는다는 걸.

피도 섞이지 않았고
한 번 만나 본 적도 없는 그.
진정 사랑한 것도 아니었는데.....

....이럴 수도 있나보다.

걸어서 다시 찾은 대한문 앞.
그곳엔 놀랍게도
다시 분향소가 차려져 있었다.

쓸쓸히 텅 비어 있는 대한문 앞을 떠올리며 걸어갔는데....

다시 세워진 분향소의
말없는 외침이 나의 귓가를 지나
심장 쪽으로
심장 쪽으로 울려 퍼졌고,

내 심장은 붉게... 붉게 물들어갔다.
부끄러움으로.




제목: 봄비

얼굴 좀 펴게나
올빼미여
이건 봄비가 아닌가.

광화문 교보빌딩 건물에 붙어있는 시입니다.

오늘 광화문에는 비바람과 번개를 동반한 비가 한 시간 가까이 내리더군요.

오늘 내린 이 비 또한 봄비라 생각합니다.

봄비......

“그래 봄비를 기다릴게 아니라, 내가 봄비가 되자.“  





제목: 나 자신의 이유로써.

"만약 그 사람이 누군가에게 부정당한다 해도.....
저만은 그를 긍정해 줄 거예요....."

만화<헬로우, 블랙잭>에서 주인공(대학병원 인턴)을
사랑하는 여간호사가 읊조린 말.


"나는 사람 자체를 믿는 편이다.
그래서 나는 그를 믿는다."
2년 전에 들었던
노무현을 신뢰한다는 어느 젊은 스님의 말.

그 때 그 때, 상황 상황마다 사람에 대한 신뢰가
오락가락하는 나는
그녀와 그의 말을
굉장히 인상적으로 보고, 들었던 기억이 난다.

그녀의 긍정도
그의 믿음도 모두 옳았다.

노무현 그는
2년전 어떤 이가 자신에게 보여준 믿음에
온 몸으로 응답했다.

허나 나는
나 자신의 이유가 아닌
다른 이들의 이유로써 그를 좋아했기에
다른 이들의 이유로써 그를 오해하고, 그에게 실망하곤 했다.

바보!

이젠 나 자신의 이유로써 바보처럼 살아가고 싶다.  



  

제목: 마지막 한 생각

작심 삼일이란 말.
이 말이 내 안에서 힘을 잃어가고 있다.

작심 네버스탑이란 말.
이 말이 내 속에서 조금씩 조금씩
그 바탕을 마련해 가고 있다.

거센 흐름 속에서
수많은 유혹 속에서
나는 여지껏 작심 삼일이었다.

하지만,
그를 보며, 세상을 보며
작심 네버스탑을 꿈꾼다.

아마도 모든 것은
하루하루의 맨 끝자락
순간순간의 맨 끝트머리에 매달려 있는
나의 한 생각 진실함에 달려 있으리라.  



제목:
성미 없는 사람이 어디있어

나:
할머니, 두 사람이 자꾸 싸우는데 어떻게 해야 안싸워?

할머니:
좁게만 보고
성미가 나빠서 그래
저희끼리 다~참고 그래야지
성미 없는 사람이 어디있어, 다 있지.

나:
못 참겠을 때는 어떻게 해?

할머니:
저희끼리 참아야지 뭐.
잘잘못을 잘 몰라서 그래
저도 저 잘못한 걸 몰르잖아.

서로 이해심이 적어서 그래
이해해야지 자꾸.

뻣뻣하게만 자꾸하니까 그렇지!

나:
근데 이해가 안됀다는데?

할머니:
안돼긴 왜 안돼.
저만 잘하는 척 하니까 그렇지
성미없는 사람이 어딨어.

못산다고 미워하고
잘산다고 좋아하고
그러면 안돼.
그걸 이해해야지

나는 할머니 옆에 누워서
양손을 깍지끼고 가슴 위에 놓았다.

할머니:
깍지끼는거 아니야.

나: 왜요? 뭐가 어때서?

할머니:
옛날부터 깍지끼고 있는거 아니랬어.

나: 알았어요.

할머니는 자기 요 위로 올라오라고
나를 잡아 끈다. 평상시처럼

나는 대꾸도 안하고
그냥 누웠다. 평상시처럼

할머니:
(큰소리로!!) 이렇게 뻣뻣하게 구니까 그렇지
뻣뻣하면 안돼

난 깜짝 놀랐다.
그리고 순간 부끄러워졌다.

그래 내가 뻣뻣했구나.

나는 할머니 요 위로 올라갔고,
할머니는 이불을 덮어주셨다.
난 할머니 손을 잡았다.

그 때 신 선생님의 말씀을 떠올리며
이런 생각을 했다.

"나는 지금껏 할머니를 도와준다면서 사실은
할머니 손에 우산만 쥐어주고는
곧바로 내 자리로 돌아오곤 했던거였구나."

"할머니와 함께 비를 맞기는 싫었던거야."

솔직히 지금 이 순간에도
할머니와 함께 비를 맞고 싶은 마음이 별로 없다.
가끔이면 모를까.

갑자기 그가 생각난다.

온전히 함께 비를 맞기를 주저하지 않은 그.

그래, 여럿이 함께 맞는 비는
그게 아무리 비바람과 번개를 가지고 있다고 해도
그건 분명 봄비일거야. 힘을 내자.
영차 영차 ^.^  



제목:
한 마음이 한 마음을 울리네

100분토론 막전막후를 보다가
눈에서 물이 떨어졌다.

청와대에서의 토론후
일부러 PD를 불러서 악수하며 말하는 그.

준비하느라고 수고했는데
대통령이 시원찮아서 미안하단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잘했다~할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단다.

국민이 뽑은
최고 권력기관의 마음자세가 이런 것이었다.

어찌보면 특별할 것도 없는 당연한 말일 것인데.....
왠지 너무나 가슴 따뜻하게 다가온다.
감동적으로 다가온다.

나의 마음자세를 되돌아본다.

부끄럽다.  




제목:
모르지 않는다.


"언약은 강물처럼 흐르고
만남은 꽃처럼 피어나리라.
강 언덕에 서면
떠나간 사람들을 생각합니다.
그리고 수많은 약속을 생각합니다. "

신영복 선생님의 책 <처음처럼>에서 읽은
<언약(言約)>이란 제목의 시.

가슴을 파고 든다.

왜일까?

바보같은 그 사람 때문이다.

백마디 말보다 더욱 깊숙히 내 가슴속으로 들어온
그의 마지막 진실된 한 걸음을 잊지않는 길은
나도 또한 바보가 되어
나의 길을 걸어가는 것 뿐임을 모르지않는다.  

  


제목:
나비가 지하로....

6호선 태릉입구역에서
7호선으로 갈아타러 걸어가는데

나비 한마리 뒤에서 날아온다
하얀 흰 나비

에스카레이터 쪽으로 가려다가
나랑 같이 계단을 내려간다.

어! 그런데 지쳤는지 계단에 앉아 쉬려고
내려앉다가 다시 위로 올라가버린다.

근데 쟤는 왜 지하로 내려왔을까?
바람에 휘말려서?
아니면 몇년전 지하철 방화 때
하늘나라로 떠났던 아이가
흰 나비가 되어
집에 돌아가려고?

"친구야,
사람한테 잡히지 말고,
바람에 떠밀려 다른 역에서 내리지 말고
네 엄마, 아빠 있는 그 동네, 그 역에서 꼭 내리렴"
조심해, 알았지?"

갑자기 그가 생각난다.
그는 무엇이 되어 돌아올까?  




제목: Why don't you........, too?

텔레비젼을 치우고 더러운 바닥을
비눗물로, 솔로 닦아냅니다.
티브이 뒷쪽 몸통도, 전선도 닦고,
전화선도 닦고, 콘센트도 닦았습니다.

물티슈로 또 닦아냅니다.
반 평 정도의 공간을 닦아냅니다.
두 시간이 넘도록.

가려있어서,
무신경해서 몰랐던 더러운 때가
이렇게 많을 줄은 몰랐습니다.

책을 보니 청소를 통해
마이너스 자장을 제거하고
플러스 자장을 만들어내어
순수하고, 상쾌하고, 예의바르고,
겸허하고 너그럽고 고상한 마음과 더불어
자신을 믿는 마음이 생겨난다고 하던데.

나에겐 무슨 마음이 생겨났나?

음... 정도 차이는 있지만
위에 열거한 마음들이 모두다 내 속에서 생겼다.
어, 지금은 조금씩 줄어들고 있는 느낌이다.

책에 보니 안에서 바깥 쪽으로 구석구석 매일매일
감사한 마음으로 청소하다보면,
엄청난 변화가 일어날 거라고 한다.

생각해보니 후회되는 일이 하나있다.
이 책을 왜 그 양반에게 보내줄 생각을 못했을까?
글을 쓸 수도 책을 읽을 수도 없다고 했던 그 양반한테.

걸레하나 들고 더러운 데 찾아다니며
구석구석을 닦아냈다면
혹시 상쾌한 마음으로
부엉이 바위를 올랐다가 다시 내려오지 않았을까??

신종 플루가 잠잠해져가는 이 때,
신종 <청소> 플루가 걷잡을 수없는 속도로
대한민국을 휩쓸고,
힘차게 북으로, 북으로 이동, 북한의 백두산을 넘어
중국을 거쳐 러시아, 이스라엘, 인도, 아프리카
바다 건너 미국과 남미까지 삽시간에 퍼져나가는
즐거운 상상에 잠겨본다.  

한국 정부를 중심으로 U.N차원에서
최초 감염자를 밝혀내고자 애쓰고 애쓰다가
드디어 찾아낸다.

두명이었다.
101살먹은 이빨빠진 할머니와 그녀의 바보 손자.

그들을 발견했을 때
그녀는 기어다니며 손바닥으로 바닥을 쓸고 있었고,
그는 화장실 변기를 닦고 있었다고 한다.

Why don't ""YOU"" clean your house, too?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2605 광화문 광장에 서서. 3 김상연 2009.08.02
2604 [re]이러이러한 인연으로...... 1 나그네 2009.07.31
2603 [부음] 오세형나무님 부친상 13 이승혁 2009.07.30
2602 날파리 그리고...... 김상연 2009.07.22
2601 비오는 날 밀양에서 자전거 출근기 8 김인석 2009.07.21
2600 노무현의 생전 원고를 접하며 정진우 2009.07.20
2599 담배꽁초를 주으면서..... 김상연 2009.07.20
2598 고 노무현대통령 49제에 신영복 선생님께서... 3 정진우 2009.07.13
2597 개미의 비상(飛翔) 4 김상연 2009.07.08
2596 유리창 넘어 새들이 이재순 2009.07.08
2595 우리는 무식한 부부(펌) 4 우리 2009.07.06
2594 미안 합니다. 1 송계수 2009.07.03
2593 2009 밀양여름연극축제 일정표 및 작품소개 6 김인석 2009.06.29
2592 7월 25일 밀양번개모임 신청마감 23 김인석 2009.06.26
2591 내 마음속의 고래 1 고래를 위하여 2009.06.26
2590 석류꽃 한 송이 야, 2 이재순 2009.06.25
2589 혹시...^^ 2 이승혁 2009.06.25
» 바보 노무현에게 바칩니다. 아홉편의 시를. 김상연 2009.06.24
2587 한여름밤의 밀양번개모임(7/25-7/26) 22 김인석 2009.06.22
2586 추모 공연 동영상 볼 수 없을까요? 5 신정숙 2009.06.21
Board Pagination ‹ Prev 1 ... 27 28 29 30 31 32 33 34 35 36 37 38 39 40 41 42 43 44 45 46 ... 167 Next ›
/ 167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