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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고맙습니다.

그리고 죄송합니다.
글을 읽기 전에 먼저 사진만 보고서 착각을 일으켰습니다.
"아, 이거 불우이웃 돕기 캠페인 포스터구나."

키작은 동생은
촌스런 바가지 머리를 하고 있고,

돼지저금통을 들고 있는 언니는
잠바의 소매부분을 장갑 삼아 추운 바람을 피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가볍게 돼지 저금통을 들고 있는 손모양을 봐도 그렇고,
빨갛게 빛나는 돼지의 모습을 봐도 그렇고
그 돼지는 방금 문방구에서 산,
뱃 속이 텅빈 녀석으로 보였습니다.

그래서 이 두 소녀가 원하는 것은
분명 누군가의 따뜻한 손길이 모아져
돼지의 뱃속이 가득 채워지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장 선생님의 글을 읽고 나서 포스터를 다시 바라봤습니다.

달리 보였습니다.
그 돼지저금통을 선물로 받았는지, 아니면
자매가 서로 용돈을 모아서 샀는지 알 길은 없지만,
분명한 건 앞으로 그 돼지가 먹을 양식은
아이들 스스로 만들어 나갈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산에 오르고, 강에서 헤엄치고, 모두에게 잘할 수 있는 힘>을
조금씩 조금씩 돼지저금통 속에 모으고 또 모아 나갈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산에서, 강에서 그 아이들과 만나 함께 뛰놀고 싶어집니다.
함께 노래하고 싶습니다.

아니, 지금 당장 아이들에게 달려가
나무그늘 아래에서 시원한 가을 바람 맞으며
어느 꼬마숙녀에게 들었던 이야기 하나 들려주고 싶습니다.


<옛날 옛날 한 옛날에
메마른 땅이 준 음식으로는
너무나 배가 고팠던 앙상한 나무 한그루가 있었어요.
그 나무는 항상 고개 숙인 채로
쩍쩍 갈라져 있는 땅과 주변에 널려있는 쓰레기를
바라보며 눈물 지었답니다.

그러던 어느날이었어요.
아래로 숙이고만 있던 목이 너무 아팠던 나무는
고개를 들어 천천히 목을 돌렸어요.
그러다가 우연하게 위를 올려다 보게 됐는데
거기엔 하늘이 있었어요. 푸른 하늘이.

지금껏 메마르고 더러운 땅만 보며 살았던 나무는
너무나 깜짝 놀라 계속 하늘을 쳐다봤어요.
거기엔 많은 것들로 가득차 있었어요.

나무는 하늘에게 말했어요.
"나에게 니가 가지고 있는 것들을 나눠줄수 있니?"

이 말을 들은 하늘이 말했어요.
"나무야, 니가 원하는 만큼 모두 가져가렴."

"고마워."

하지만 나무는 아무 것도 가질 수가 없었어요.
왜냐하면 땅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나무는 하늘을 날기는 커녕
1센치미터도 위로 뛰어오를 수 없었기 때문이죠.

너무 마음이 아팠던 나무는 두 눈을 감은채
눈물을 흘렸어요.

그 때였어요.
꼭 감고 있는 눈 속으로 밝은 빛이 들어오고 있었어요.

나무는 깨달았어요.
태양은 분명 하늘 높이 떠 있지만
그 빛은 항상 자신을 비춰주고 있었다는 걸.
"왜 여태 그걸 몰랐을까?"
정신을 차린 나무는 축 늘어진 채로 접혀져 있던
자신의 수많은 손바닥들을 젖먹던 힘을 내어 천천히 천천히 조금씩 조금씩
하늘을 향해 활짝 펼쳐 햇빛을 담았어요.

그런데 손바닥에서 이상한 느낌이 나는 거에요.

살펴보니 손바닥에는 햇빛말고 다른 것들도 담겨 있었어요.
하나는 촉촉한 느낌이 드는 걸 보니 물같았고,
나머지 하나는 ????  

어쨌든 나무는 이 세가지를 자신의 손바닥으로
오물조물 주물주물 잘 섞었어요.
그랬더니 이상한 일이 벌어졌어요.

버무려진 그것은 이제
햇빛도 아닌 것이, 물도 아닌 것이
왠지모르게 먹음직스럽게 보이는게 아니겠어요?

배가 고팠던 나무는 그것을 살짝 맛봤답니다.
OH! MY GOD! 세상에! 이렇게 맛있는 음식이 있다니!
나무는 그것을 충분히 먹고서 다시 기운을 차렸답니다.

힘이 생긴 나무는 땅 속으로 더 깊이 깊이 뿌리를 내리기 시작했어요.
깊은 땅 속에는 먹을만한 것들이 많이 들어 있었어요.

이제 나무는 하늘과 땅속에서 음식을 찾아 만들어 먹으며
어떤 추위와 더위도 견뎌낼 수 있는 나무로,
게다가 다른 친구들의 더위와 추위도
덜어줄 수 있는 커다란 나무로 자라났어요.

봄이 되면 예쁜 꽃과 열매들이 열리기 시작했고,
많은 친구들이 찾아오면
나무는 자기가 가지고 있는 것들을 아낌없이 나누어 주었답니다.

새들과 벌, 나비, 개미 등등 수많은 친구들은 이 나무의 이야기를
배고픔에, 외로움에 고통받고 있는
다른 나무들에게 전해줬고, 그 이야기를 들은 나무들은
밝은 미소를 지으며
자신들의 손바닥을 활짝 펴서 햇빛을 받기 시작했어요.

여러분, 그 나무들도 다시 기운을 차렸을까요?
알고 싶으신 분들은 하늘을 향해 손바닥을 활짝 펼쳐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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