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살로 일주일을 고생해서 그런지 기운이 하나도 없는 하루를 맞이했습니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이제는 청소가 몸에 좀 붙었다고 스스로 자부하고 있었음에도
게으름이란 녀석이 저 앞에서 다가오는게 보였습니다.
그래서 지친 몸을 일으켜 집안청소를 시작했습니다.
쓸고, 닦는 청소는 항상 머리를 숙이고, 가슴과 다리의 거리를 좁혀갈수록
자세가 편하고 먼지도 잘 보임을 새삼 다시 느꼈습니다.
점심먹고 사과 반쪽을 먹은 뒤에 놀이터로 나갔습니다.
오늘도 역시 여러가지 반찬거리들이 곳곳이 눈이 띄었습니다.
그 중 제일 많은 것은 비비탄.
"안녕하세요."
고개를 들어보니 옆집 남자아이입니다.
"어~ 안녕! 똘똘이 너 이름이 뭐야?"
얼마전부터 만나면 이름을 불러줘겠다는 생각을 하고있던 차에 물어본 겁니다.
이제 이름을 알았습니다. 사람이름을 잘 못외우는 걸 잘 알고 있기에
속으로 계속 되내였습니다. 외웠습니다.
한바퀴 돌아서 베란다 쪽 잔디밭을 청소하고 이제 쓰레기통에 검정비닐을 묶어서
넣으려는 순간,
"안녕하세요."
옆집 여자아이입니다.
사춘기가 왔는지 인사도 안하는 아이인데
남동생이 모는 자전거 뒷자리에 앉아
수줍은 듯 미소지으며 저에게 인사를 한겁니다.
"어, 안녕! 똑순이 너는 이름이 뭐야?"
이제 남매의 이름을 머리 속에 기억해 두었습니다.
만나면 이제 반갑게 이름을 불러주려고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