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대상 게시판

청구회추억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나무야나무야
더불어숲
강의
변방을 찾아서
처음처럼
이미지 클릭하면 저서를 보실 수 있습니다.

숲속의소리

2009.09.18 17:41

변화일지 1 ^^;

댓글 2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어제 있었던 우연한(?) 해프닝을 소개합니다.
제가 할머니(101세) 옆에다 다 마른 빨래를 걷어 놓았습니다.
할머니가 천천히 옷가지들을 개기 시작합니다.
그때 갑자기 나타난 부친께서
차곡차곡 개어진 옷을 원래의 자리에 가져다 놓으셨습니다.

아~~! 이런 일이 있다니.
서로 한마디 말도 나누지 않고서 이루어진 것이기에 더욱 놀랐습니다.

~~~~~~~~~~~~

부친의 강력한 만류로 잔디밭 청소를 그만두었습니다.
위에서 뭐가 떨어져서 다칠 수도 있다는게 그 이유였습니다.

예전에도 한번 지적당했던 사항입니다.
그때는 그냥 무시하고 말았습니다. ^^;
그런데, 이번엔 그 말씀대로 하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어제는 놀이터와 화단만을 청소했습니다.
저는 잔디밭에 떨어진 담배꽁초들을 안타까운 심정으로 그냥 쳐다볼 수 밖에
없었습니다.

오늘 아침, 저는 담배꽁초가 몇 개나 더 떨어졌는지 보려고
대문을 열고 보았습니다.
앗! 이럴 수가!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잔디만이 잔디밭을 가득 메우고 있었습니다.
"음..... 어떻게 된 일이지?"

확실하진 않지만, 경비아저씨가 치우신 거 같습니다.
집안 청소하다가 우연히 베란다쪽을 쳐다봤는데 경비아저씨가 베란다쪽 잔디밭에
반찬거리가 떨어졌는지 확인하고 계신 모습을 목격했습니다.

이제 안심하고 놀이터와 화단만 청소하면 될 것 같습니다. ^^

~~~~~~~~~~

그제와 그그제에 있었던 일입니다.

연이틀 처음으로 사내아이들이 다가왔습니다.
한번은 5살 정도된 꼬마가 모자쓰고 있는 저에게 다가와, "할아버지, 이거여."하면서
담배꽁초를 줍니다. "다음부터는 손으로 주으면 안돼. 집에 가서 손 깨끗하게 씻어."

한번은 초등학교 3학년쯤으로 보이는 남자아이가
"아저씨, 이거 드려도 돼요?"라고 묻습니다.
본인이 먹고 주머니에 넣어두었던 사탕껍질이었습니다.

비닐에 그것들을 담고서 저의 길을 재촉하려 하는데
등 뒤에서 "이거 계단에 있었어요."
그것도 사탕껍질이었습니다.
너무나 놀라운 것은 사탕껍질이 아니라,
그 아이의 눈빛과 환한 미소, 맑은 목소리였습니다.

너무 맑고 깨끗해서 하마터면 존댓말이 입에서 나올뻔 했습니다.
"고맙습니다."라고. ^^;

저희는 헤어져서 각자의 길로 갔습니다.
눈물이 떨어집니다. '내가 왜 울지? 또 오바하는구나.'

이제 청소막바지에 다다르고 있던 그 때였습니다.
6살쯤 되는 여자아이 둘이 화단안에서 쭈그리고 앉아서 대화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깜짝 놀랐습니다.
그 귀엽고, 깜찍한 얼굴과 목소리에서 나온 말 때문입니다.
그 아이: "나 베란다에서 떨어지고 싶어."
그 아이의 친구: (손가락으로 가리키면서)  "저기서?"

"거기서 떨어지면 안돼. 많이 다쳐. 큰일나. 그러지마. 알았지?"
그 아이는 갑작스런 저의 등장에 눈이 동그래져서 쳐다만 봅니다.

비닐봉지를 묶어서 쓰레기통에 담으면서 생각했습니다.
"참 세상은 신비(?)스럽구나." ^^;

p.s 자의반 타의반으로 한꺼풀 벗게 되었습니다.  
어제 신영복 교수님 수업시간에 청강생들의 이름과 주소를 적어낼 때
고민했습니다. "언제까지 그 이름 속에 숨어 있을 것인가? 어떻게 할까?"
망설이다가 본명을 적어냈습니다.
생각해보니, 작년 강의때도 본명을 적어냈던 것 같은데
이번에는 왜 이렇게 고민하며 망설였는지 잘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저번과 변화가 있다면 이번엔
"입장의 동일함"이라는 말씀이 자꾸 머리 속에 떠올라서
떨리고, 두렵긴 하지만 <더불어 숲>에도 이제 본명으로
글을 올려야 한다는 제 마음의 소리에 따르기로 했습니다.
이런 말씀드리는게 '오바'라고 생각하면서도
말씀드리는게 옳다고 생각해서 이렇게 말씀드리게 됬습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705 온라인 공간을 '즐겁게' 더럽히는 '것'들... 김동영 2004.03.08
704 질문있습니다 (지하철 요금) 1 지나가는 이 2004.03.08
703 여성정치참여 확대, 호주제폐지 이루겠다 (브레이크뉴스) 이명옥 2004.03.08
702 처음으로 글쓰기 진원성 2004.03.07
701 달력남은 것, 있나요? 1 서경민 2004.03.06
700 [re] 달력남은 것, 있나요? 서경민 2004.03.09
699 헌혈증이 급하게 필요합니다. 2 부천노동자회 2004.03.05
698 안녕하세요 2 최윤경 2004.03.05
697 천사(04) 학번과의 만남을 앞두고 레인메이커 2004.03.01
696 이승복 동상에 대하여 2 주중연 2004.02.26
695 설레는 마음으로 28일(토) 축구시합을 기다리며...^^ 조원배 2004.02.23
694 [re] 더불어 들썩들썩 하지 않으렵니까? ^^ 1 이승혁 2004.02.24
693 웬 스타킹???? 6 강태운 2004.02.24
692 &lt;신영복의 엽서&gt; -- 교수신문 소개글 돌베개출판사 2004.02.23
691 신복희님의 글에 답글을 달다가... 김성숙 2004.02.22
690 [re] 저는 이렇게 합니다 1 신복희 2004.02.22
689 [여기 글쓰기 교사분들이 많으시네요. ^^ 이명옥 2004.02.25
688 감신대 사건을 통해 조명해 본 이브의 역사(대자보) 이명옥 2004.02.21
687 또, 뿌리 4 신복희 2004.02.20
686 뿌리 신복희 2004.02.19
Board Pagination ‹ Prev 1 ... 122 123 124 125 126 127 128 129 130 131 132 133 134 135 136 137 138 139 140 141 ... 167 Next ›
/ 167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