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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속의소리

2009.10.06 23:09

변화일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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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껏 살아오면서
도와달라고 부탁하지도 않았는데도 생판 모르는 사람들이
저를 도와준다거나, 칭찬을 해준다거나, 먼저 말을 건 적이 거의~~~없을 거 같습니다.
그런데, 요사이는 자주 자주 도움받고, 칭찬받곤 합니다.

오늘은 조언도 들었습니다.
나무젓가락 대신에, 집게를 쓰는게 어떠냐고.
내일모레 이사가는 옆집 여자아이의 말입니다.

유리조각, 비닐조각, 담배꽁초를 줍고 있는데
한 남자 아이가 "뭐하는 거에요?"
"어, 쓰레기 줍는거야."

그 아이는 땅에 박혀있는 비닐을 뽑아서 비닐봉지에 넣고는 말없이
제 갈 길을 갔습니다.

각박한 도시 속에서
마음을 열고 서로에게 다가갈 수 있기가 쉽지 않은데,
다가가지 않아도 먼저 사람들이 다가오는 모습은
언제나 귀하고,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

얼마전까지만 해도, 놀이터를 청소할 때면
담배꽁초의 주인님들과
신문지 격파 후 조각조각난 신문들을 그대로 놓고
홀연히 떠나가는 어린이님들을 향해 몰래 눈을 흘기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제가 항상 담배를 줍는 그 벤치에서
담배를 피고 걸어나오는 아저씨의 표정을 보고서 생각이 바꼈습니다.
지치고, 위축된 표정, 축처진 어깨, 아래로 떨어뜨린 얼굴을 봤습니다.

그리고, 오늘은 아이들이 버린 것들을 주워담으면서
놀이터에서 웃으며 뛰어노는 아이들이 고맙게 느껴졌습니다.
놀고 있는 아이들을 향해 속으로 말했습니다.
"얘들아, 여기서 놀아주는 것만으로도 고맙다." ^^

놀이터를 주차장으로 만들것인가, 그냥 놔둘 것인가를 놓고
아파트 주민들에게 그 가부를 묻는 사인을 받고 있는 것을
얼마전에 본 적이 있습니다.

만약에 놀이터가 주차장이 되면
아이들은 어디서 놀고, 그 아저씨는 어디서 담배를 피우셔야 하는지.......  
저야 청소시간이 줄어들겠지만..... ^^;

제 동생은 반대하는 쪽에 사인을 하더군요. ^^

광화문 광장이 생각납니다. 차도를 몰아내고 들어선 광장.
놀이터를 없앤다면, 그 곳엔 주차장이 아니라,
광장이 들어섰으면 합니다. 조그마한 광장.
광화문 광장에서 여러나라의 광장들을 사진으로 봤는데
마을 집들의 짜투리땅이 광장의 모습을 하고 마을 사람들을 맞이하고 있더군요.

주차장 대신 광장이 생긴다면, 아이들도, 어른들도 더 신나게 놀고,
아저씨도 활기를 찾으시고 담배도 많이 줄이실 것 같은데..... ^^

이제 쓰레기를 주으면서, 속으로 이렇게 외쳐야겠습니다.
"광장, 廣場, 아니 소장, 小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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