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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속의소리

2009.10.12 12:55

내 동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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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동생이 낳은 내 동생.
그녀석은 나보다 키가 크다.
그리고 나보다 더 크고 맑은 눈을 가졌다.
한살 터울의 우리.

내가 떠나기 전, 전화통화에서 그 녀석은 울었다.
"형, 미안해."

"형이 미안해. 이 새끼,,,, 울지마. 나중에 다시 만나자. 알았지? 잘있어. "

그리고, 우리는 다시 만났다.

두 아이의 아빠인 내동생.
동생이지만 친구같고 형같은 착한 내동생.
장동건도 울고 갈 정도로 잘 생긴 그 녀석은
부처도 울고 갈 정도로 착하다.
하지만 강하다. 나보다 훨씬 더.

그녀석은 내 이야기를 듣고 싶어서 찾아왔다.
내 얘기를 듣고 한 녀석의 말, "다 핑계같아."

솔직히 핑계를 대려고 한 이야기가 아니어서
충격은 받지 않았다.
내 이야기가 핑계로 들릴 수 있다는 사실을 겸허하게 받아들이려 하고 있다.

녀석이 함께 절에 들어가자고 한다.
9일 동안.
다음달 초에 치킨집을 열기 전에 기도 겸 휴식 겸 해서 같이 가자고 한다.

세상은 참 신비롭다.
내동생이 나보고 절에 가자고 한다. ^^;

"이모, 이모부하고, 우리 엄마, 아빠, 그리고 그 절 주지스님이 허락해 주시면 갈께."

"형, 다른 분들 생각은 중요하지 않아. 형 생각이 중요하지.
형이 하고 싶으면 누가뭐라고 해도 해야 되는거 아니야."

역시 내 동생은 내 스승이다.
나는 그 자리에서 "그래, 같이 가자."라고 말했다.

내 동생은 절에 다녀오면 그 다음날부터
장모님과 함께 치킨집을 시작한다고 한다.
녀석은 배달담당.

난 절에 다녀오면 뭘 하나?
음..... 청소 ^^;
어제도 하기 싫은 청소를 억지로 했다.
스스로를 어린애 살살 달래듯하며 간신히 했다.
오늘은 손바닥으로 마루바닥만 쓸고서 이렇게 글을 쓰고 있다.

신선생님도, 내 동생도 말한다.
돌파하라고.
그래, 시적 관점으로. 낭만주의로 돌파하자.

어제 부친께서 하신 말씀이 생각난다.
"누가 인생은 40부터라고 하는데, 요새는 60부터 아닌가?"

나는 말했다. "인생은 바로 지금 이순간부터가 아닐까요?"
내가 생각해도 입으로는 참 잘도 지껄여댄다. ^^;

그래, 이것도 돌파해보자.

"입으로만 말하는 사람이 되지 말고, 마음으로 행하는 사람이 되자."

p.s 동생과 함께 광화문 광장에 가서 하얀 천으로 온 몸을 둘러싼 세종대왕을
뵈었던 기억이 난다. 그때는 용안을 볼 수 없었지만, 그 기운만은 대단했다.
사실 그 때만해도 대단한 분이 이 광장을 빛내주시겠구나!라고 생각했는데.... ^^;
역시 신영복 선생님 말씀대로, <진리는 후사건적 실천>이 맞나보다.

지하철 타고 우리집에 돌아와서 자려고 동생과 함께 누웠다.
"좀 떨리고, 설레고, 두렵고 하여간 기분이 묘하다."
"형, 그냥 편하게 생각해."

그래 편하게 생각하자.

p.s 너무 개인적인 이야기를 적었죠? 부담스러우신가요?
저도 이러는 제가 좀 부담스럽답니다. 왜 이러는지....  ^^;
요새는 철면피가 되어가나 봅니다. 이런 발가락 오그라드는 글을 쓰고도
별로 발가락이 오그라들지 않습니다.
소통에 대한 욕심, 글에 대한 욕심이 더 생기는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글도 좀 작위적이 되고, 잘 써지지도 않더군요.
조정래 선생의 책<황홀한 글감옥>을 보니,
읽고, 생각하고, 쓰는 비율을 4:4:2정도로 하라고 하던데.
요새 저는 글욕심이 생기다보니
마음에서 글이 올라오지 않고,
그러다보니 머리로 짜낸 글을 쓰게 되더군요. 이곳에.  바보, 똥개 ^^;

저에겐 읽기 2 생각하기 4 실천하기 4의 비율이 맞을 것 같습니다.

아~~머리가 복잡합니다.

엄마가 방앗간에 빨간 고추 빠러 가자고 하시네요.

다녀오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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