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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속의소리

2010.03.12 23:46

생일 바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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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휴대폰 뒤 네 자리는 0312다. 내 생일을 의미한다.
오늘, 앞만 보고 달리는 젊음의 상징이던 내가 어느덧 마흔번째 생일을 맞은 것이다.
대부분 사람들이 잠들어 있을 시간에 눈 뜨고 마누라가 준비한 미역국에 아침 식사를 마치고, 아침 독서와 아침 뉴스를 살펴 보다가 다시 침대에 드러누운 김애경에게 모닝 키스를 날려주고 이른 열차를 타기 위해 아파트 현관을 나서 서동탄역으로 걸어갈 때까지도 내 휴대폰에는 아무런 축하메시지가 없었다. 아, 마흔 살쯤 되면 이런 걸 잘 안챙겨주는 걸까 싶어 만감이 교차하였다.

이런저런 바쁜 일과를 시작하는 도중에 장모님의 문자 메시지가 도착했다.
"안서방 오늘이 생일이네 그래 생일 축하해. 건강하고 애경이랑 알콩달콩 살아주게나."
역시 우리 장모님이 최고시다!
뒤이어 순천에 사는 처제 현경이가 음료기프트콘과 함께 멋진 문자메시지를 보내왔을 때,
역시 장가 참 잘 들었다 싶었다.
점심 시간이 다가오자 잘생긴 후배 전모가
'형님 생일이니 점심을 함께 하자'며 회사로 찾아 왔을 때, 내 마음은 너무도 행복했다.

지난 여름 우리 회사에서 한달간 아르바이트를 했던 아름다운 아름씨가 생일을 잊지 않고 연락해서 기뻤으며
오후 늦게 강남 모기업에 제휴 관계로 외근을 나갔을 때, 저녁 식사 함께 하자며 김애경이 서울로 나왔다.

아내와 저녁 식사를 함께하기 위해 홍대앞 이춘복 참치집에 예약을 하고, 잠시 회사에 들렀더니 아직도 퇴근하지 못하고 자리를 지키고 있던 인문이가 전날 입적하신 법정 스님의 마지막 작품을 선물이라며 가져왔다. 홍대전철역 동남문고에서 고민하고 고민하다가 준비 했다면서...

생일이 다가오기에 앞서...
어제는 이십년 넘는 우정을 자랑하는 김영춘씨 가족과 함께 잠원동 천객가에서 호화 만찬이 있었으며...
그제는 십오년 된 인연으로 형제처럼 가까워진 택환형님 부부와 함께 멋진 저녁 식사 후에 서교호텔에서 케익 선물을 받았었는데...
해가 진 다음, 둘째 동서 민우가 불혹을 놀리듯 생일 축하 메시지를 보내고...
언제나 주변에 머무는 종배는 하루 종일 얼굴을 안보이다가 말로 때우고, 당분간은 귀여울 규협이도 깜박할 뻔 했다면서 전화를 해오고...
내일은 시간이 어떻냐고 가급적 동탄으로 찾아 오겠다는 후배 형구가 있어서 행복한 이 밤...

내 마흔 살 생일에 받은 선물을 나란히 쌓아두고 커다란 촛불 네 개에 불을 붙인 아내는 생일 축하곡을 불러주었다.
압권인 것은 오늘 낮에 찾아온 전모가 선물한 부부건강음료가 아닐까? 복분자와 석류가 한쌍으로 조화롭게 기를 풍기는 홍삼세트...

선물들 뒤로 신영복 선생님의 글씨로 '바깥'이 보인다.
사진으로 보이지는 않지만 컴퓨터 활자로 대신한 방서는 이렇다.
'만남은 바깥에서 이루어집니다. 각자의 성(城)을 열고 바깥으로 걸어 나오지 않는 한 진정한 만남은 이루어질 수 없습니다.'

올 한해도 나는 바깥으로 많이 나돌아야 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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