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대상 게시판

청구회추억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나무야나무야
더불어숲
강의
변방을 찾아서
처음처럼
이미지 클릭하면 저서를 보실 수 있습니다.

숲속의소리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대자연의 품에서, 그리고 삶의 모습이 비슷한 사람들과의 만남에서 한껏 기운을 얻고 돌아왔습니다. 우리를 맞이하기 위하여 인석씨는 많은 시간과 정성을 들였습니다.

인석씨의 이웃인 밀양촛불과 공부방과 생명살림모임의 사람들과의 만남은  우리의 원정 함께읽기를 더욱 빛나게 했습니다. 그분들은 장일순 선생님의 노자를 읽었고 우리는 신영복 선생님의 관계론을 읽었습니다. 우리는 백두산 화산폭발에 관한 염려까지 우리의 관계를 확장하여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그러나 관계의 최고형태는 발이 아니고 밥이었습니다. 아니 발들이 옮겨온 밥이었습니다. 우리는 그 지역 최고의 유기농으로 경작되고 생명살림으로 가져다준 밥에 그만  눈이 휘둥그레지고 말았습니다. 맛도 있고 색깔도 아름답고 그래서 피가되고 살이된 음식은 역시 실천적 관계론을 다시 일깨워주었습니다.

나는 마침 가깝게 앉으셨던 조성제 신부님과 신앙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다가  그분의  아름다운 예수사랑에 눈이 번쩍 뜨였고 마음도  활짝 열렸습니다. 그렇게 매혹적이고 아름다운 사람, 예수를 알게되면 사랑이 싹트고 흘러넘치게 되어,끝내 그를 따라나서지 않을 수 없는 열정이  솟아오른다고 하셨습니다. 신부님을 그날 처음 만났고 그분이 머물고 계시는 송백공소에서 함께읽기를 했기에 다음날 떠나올 때 기념사진을 찍어두었습니다. 그분은 용산에서도 ,산복도로 공부방에서도, 방북길에서도 늘 함께 하셨던 정의평화사제단의 부산대표이셨더군요. 집에 와서야 겨우 알게된 신부님의 삶이었습니다.

다음날 새벽에 일어나서 아침을 준비하려고 했더니 인석씨가 곧 따라 나왔습니다. 인석씨는 겨우 두시간 눈을 붙인듯 마는듯하고 또 우리를 위해 시간과 정성을 나누고있었습니다. 콩나물 국밥으로 아침식사를 하고, 인석씨가 노트북으로 준비한 사대강에 대한 영상물을 보고난 후,  주일 아침 미사를 드려야하는 신부님께 작별인사를 하고 송백공소를 떠났습니다.

낙동강을 따라 파헤쳐진 흙더미를 따라 가며 사대강 다시 살리기에 대한 생각들을 진지하게 나누어 보았습니다. 사대강 살리기에 반대의견을 갖는 것은 곧, 사대강 죽이기가 될까요? 아니죠, 사대강 살리기 반대가 아니고   사대강  다시 살리기를 염원 할 뿐입니다. 그동안 감추어져 잘 알지 못했던 구체적인 상황을 새롭게 관찰하고  새롭게 배우게 되었습니다. 역시 현장에 가서 직접 확인해보니 사태가 무척 심각하게 느껴졌습니다.  생명살림을 어떻게 이어 나가야할지.... 마음이 무척 아프더군요. 도울 힘이 없이 어려움을 듣게 된 쓸쓸한 마음이 바로 이런 마음 같았습니다.

무거운 마음을 달래며 명례공소를 거쳐 밀양강을 따라 산책을 하고 다시 인석씨네 집으로 갔습니다. 선생님의 글씨와 선생님의 책과 한솔이에게 그려주신 동물그림까지 모두 우리를 반겨주었습니다. 마음이 좋을 뿐만 아니라 음식솜씨까지 뛰어난 미순씨(인석씨 짝꿍)는 맛있는 메밀 비빔국수와 유기농 샐러드를 도자기에 담아내고 우리는 또 그렇게 이른 저녁으로 포식을 하고  밀양역으로 나갔습니다. 역에서는 또  오래오래 환송을 하며  헤어졌습니다.

제 3회  함께읽기는 이렇게 책 속에서 걸어나와 멀리 밀양까지 와서 좀 더 깊이있게 세상을 보고 듣고 느꼈습니다. 우리는 밤늦게 서울역에 닿았고 다음을 기약하며 집으로 돌아 갔습니다. 몸이 조금  피곤했고 또 축구에 마음을 빼앗겨 후기가 늦어졌습니다. 부지런한 인석씨는 곧바로 사진을 올려두고 문자도 보내주었습니다.  사람좋고 부지런한 인석씨를 도저히 따라갈 수가 없습니다. 한솔이와 한솔이 엄마가 얼마나 행복하게 사는지, 그리고 밀양의 그 공동체가 얼마나 튼실한지..... 그런 모습을 보고난 우리는 또 얼마나 행복한지.....  새삼스럽게 마음이 따뜻해지는 아름다운 만남이었습니다. 다시 보고싶은 얼굴입니다. ㅎㅎ


*** 못다쓴 이야기는 함께했던 동료들이 이어주기를 바랍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1305 답답한 마음으로.. 1 배형호 2005.05.03
1304 담배꽁초를 주으면서..... 김상연 2009.07.20
1303 담마와 연기 그리고 붓다 1 김자년 2011.05.18
1302 담마와 실라 담마 김자년 2011.10.27
1301 달빛 산행을 망친 죄를 고백합니다. 1 이명옥 2004.02.08
1300 달맞이산행 시간 변경에 관해서 4 가보세오르세 2004.02.04
1299 달력남은 것, 있나요? 1 서경민 2004.03.06
1298 달력. 김성숙 2003.12.08
1297 달 총각이 아빠가 되었습니다. 14 정용하 2008.10.06
1296 단어의 인지(리딩)에 대한 놀라운 사실 4 류지형 2007.01.19
1295 단결 할줄 모르면 짐승이되는 학습장 2 육체노동자 2004.09.05
1294 다치지 않고 잘 다녀오셨는지..... 3 배기표 2011.07.11
1293 다음은 우리다 5 지나가다. 2008.08.02
1292 다시, 바람이 분다. 1 김상연 2009.06.16
1291 다시, 겨울이다 1 시인박 2007.07.10
1290 다시 태어나지 말라는 것은 김자년 2011.02.25
1289 다시 처음처럼.... 7 김인석 2010.12.22
1288 다시 우뚝 서고 싶습니다. 부끄러움으로. 1 김범회 2010.03.21
1287 다시 우뚝 서고 싶다. 부끄러움으로. 12 김상연 2009.06.01
1286 다시 들어와서.. 1 이상혁 2004.01.16
Board Pagination ‹ Prev 1 ... 92 93 94 95 96 97 98 99 100 101 102 103 104 105 106 107 108 109 110 111 ... 167 Next ›
/ 167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