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란 생활의 결과로서 경작되는 것이지 결코 갑자기 획득되는 것이 아니다. 한 번도 보지 못한 사람과 결혼하는 것이, 한 번도 보지 않은 부모를 만나는 것과 같이 조금도 이상하지 않는 까닭도 바로 사랑은 생활을 통하여 익어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부모를 또 형제를 선택하여 출생하는 사람이 없는 것처럼 사랑도 그것을 선택할 수는 없다. 사랑은 선택 이전에는 존재하지 않는 것이며 사후(事後)에 서서히 경작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당신을 사랑합니다"라는 말처럼 쓸데없는 말은 없다. 사랑이 경작되기 이전이라면 그 말은 거짓말이며, 그 이후라면 아무 소용없는 말이다.
인간을 사랑할 수 있는 이 평범한 능력이 인간의 가장 위대한 능력이다. 따라서 문화는 이러한 능력을 계발하여야 하며, 문명은 이를 손상함이 없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