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가리키는 손가락 부모님께
어머님을 비롯하여 가내 두루 평안하시리라 믿습니다.
여지인 야반생기자 거취화이시지 급급연 유공기사기야
厲之人 夜半生其子 遽取火而視之 汲汲然 惟恐其似己也
(언청이가 밤중에 그 자식을 낳고서는 급히 불을 들어 비춰보았다.
서두른 까닭인즉 행여 자기를 닮았을까 두려워서였다.)
{장자}(莊子)에서 읽은 글입니다.
비통하리만큼 엄정한 자기 응시, 이것은 그대로 하나의 큼직한 양심이라 생각됩니다. 그래서 어느 시인은 "가르친다는 것은 희망을 말하는 것"이라고 했던가 봅니다.
노장(老莊)은 시종 자연과 무위(無爲)와 그리고 더러는 피안(彼岸)을 가리키지만 동시에 또 하나의 빛나는 손가락은 인간과 역행(力行)과 차안(此岸)을 가리키고 있음을 깨닫고 놀랍니다.
1978. 3.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