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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옥으로부터의 사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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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위 달
아버님께


형님 다녀가신 편에 말씀 들으셨으리라 믿습니다. 몸 성히 잘 지내고 있습니다. 그간 어머님께서도 평안하시고 아버님께서도 자료를 정리하시느라 여념이 없으시다니 다행이라 생각됩니다.
오늘은 추석이고 달도 밝아 습작으로 시 한 수 만들어보았습니다.

 

무애중천월 장운불감병 영휴수무상 지시월상영
無碍中天月 長雲不敢秉 盈虧雖無常 只是月上影

 

밤하늘에 떠 있는 달은 긴 구름도 붙잡지 못합니다.
차고 이울기를 거듭한다지만 사실은 달 위의 그림자가 그러는 것일 뿐입니다.
운자(韻字)를 찾고 염(簾)을 보기도 어려워 아직 자(字) 모둠이라 해야 합니다.
시를 만들어보는 노력은 어느덧 생각을 정리해주기도 합니다.
아마 깊은 통찰과 간결한 표현이 시의 방법이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1978년 추석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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