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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옥으로부터의 사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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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
아버님께


지난 달은 행사와 손님을 맞아 소내(所內)의 각종 부착물을 다시 써붙이느라고 잔업까지 하는 소란을 치렀습니다.
저희들은 가끔 손님이 오시니까 청소와 정리정돈을 깨끗이 하라는 지시를 받습니다. 저는 그럴 때마다 그 '손님'이란 말에 담긴 ― 지금은 찾을 길 없는 ― 가슴 설레던 감동을 되살리곤 합니다.
모든 아이들에게 있어서 손님은, 어른들의 자상하지 않은 대꾸로 인하여 더욱 궁금해진 그 미지의 손님은 어린이들이 최초로 갖게 되는 다른 세계에 대한 관심이며, 어린아이들의 소왕국을 온통 휘저어놓는 '걸리버'의 상륙 같은 것입니다.
닫혀 있던 일상의 울타리가 열리며, 부산한 준비와 장만, 어른들의 상의 그리고 술렁이는 소문, 그리하여 답습과 안일의 때묻은 자리에 급속히 충만되는 '새로움'과 '활기'. 이것은 어른이 되어 굳어진 모든 가슴에까지 메아리 긴 감동으로 남는 것입니다.
모든 아이들에게 있어서 손님은 동경과 경이, '새로운 개안(開眼)'의 순간이 되는 것이라 생각됩니다.
창 밖에는 그제, 어제 내린 눈이 차갑게 굳어 있습니다. 그러나 오늘 입춘입니다.

 

1979. 2.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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