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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옥으로부터의 사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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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 경칩 넘기면
아버님께


그간 어머님, 아버님께서 강령하시오며 가내 두루 평안하시리라 믿습니다. 열여드레나 내리 비닐창에 상화(霜花)가 만발하더니 어제, 오늘 얼음 한 점 없는 창 밖으로 밝고 이른 새벽이 있습니다.
어머님께서 염려하시는 겨울 추위도 이제 큰 고비는 넘긴 듯합니다.

 

고중장구와족제 양춘부래답곤기
庫中藏具臥足齊 陽春復來踏閫起

 

창고 속에 가지런히 누워 있는 농기구들도 머지않아 봄이 오면 문 열고 일어서서 들판으로 나갈 것입니다.
자(字)모둠 해본 절구 한짝 적었습니다.
오늘이 우수. 경칩을 넘기고 나면 헛간에 누운 농구(農具)도 손질하고 봄볕에 겨울 옷가지를 널 때입니다. 그 흔한 엑스란 내의 한 벌 없이 밤중에 찬물 먹으며 겨울을 춥게 사는 사람들 틈새에서 해마다 어머님의 염려로 겨울을 따뜻이 지내는 저는 늘 옆사람에게 죄송합니다.
봄은 내의와 달라서 옆사람도 따뜻이 품어줍니다. 저희들이 봄을 기다리는 까닭은 죄송하지 않고 따뜻할 수 있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읽고 영치시킨 책이 상당하리라 짐작됩니다. 자동차로 접견오시는 걸음이 있으시면 차하 신청해주시기 바랍니다.

 

 

1980. 2.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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