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눈썹에 무지개 만들며 형수님께
지난 생일에는 어머님, 아버님, 형님을 모시고 형수님께서 장만해 보내주신 점심을 먹으며 그동안 밀린 소식들을 많이 들었습니다. 제법 긴 시간이었습니다만 조개껍질로 바닷물을 퍼내다가 만 듯 무척 짧은 시간이었습니다.
요즈음은 연일 화창한 날씨입니다. 동향(東向)인 우리 방에는 아침에 방석만한 햇볕 두 개가 들어옵니다. 저는 가끔 햇볕 속에 눈감고 속눈썹에 무수한 무지개를 만들어봄으로써 화창한 5월의 한 조각을 가집니다.
우용이, 주용이에게도 삼촌의 안부를 전해주시기 바랍니다.
1980. 5.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