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나누는 것 계수님께
가운데 씨가 박혀서 좀처럼 쪼개질 것 같지 않은 복숭아도 열 손가락 잘 정돈해서 갈라쥐고 단호하게 힘을 주면 짝 하고 정확히 절반으로 쪼개지면서 가슴을 내보입니다.
'하 ― 트'
복판에 도인(桃仁)을 안은 '사랑의 마크'가 선명합니다.
사랑은 나누는 것.
복숭아를 나누고, 부채바람을 나누고, 접견물을 나누고, 고통을 나누고, 기쁨을 나누고…….
26일부 편지와 돈 잘 받았습니다. 복숭아 사서 나누어 먹겠습니다.
방학맞은 꼬마들의 해방감은 단 한 줄의 글로서도 한 세대를 격(隔)한 우리들의 마음을 설레이게 하고도 남습니다.
화용이, 민용이, 방학 축하합니다.
1986. 8.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