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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나중에 온 이사람에게도

19세기 영국의 위대한 예술 비평가이자 사회 사상가였던 존 러스킨은 묘비명에 “나중에 온 이사람에게도...Unto This Last ..." 란 글을 남겨달라고 했습니다.

이 말은 성서에 나옵니다. 마태복음 20장에는 선한 포도밭 주인에 관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는 시장에 나가 하루에 1 데나리우스를 주기로하고 일꾼들을 포도밭으로 보냈습니다. 9시, 12시, 3시에 다시 나가 일꾼을 불렀습니다. 오후 5시경 다시 나가보니 아직도 빈둥거리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그 이유를 물어보니 아무도 우리에게 일을 시켜주지 않아서 이러고 있는 것이랍니다. 그는 그들도 포도밭으로 보내 일을 하게 했습니다. 새벽부터 와서 일을 한 사람이 저녁에 온 사람에게도 똑같은 품삯을 주는 것에 대하여 그들은 ‘한시간 밖에 일하지 않았는데 찌는 더위 속에 온종일 일한 우리와 같은 대우를 하는거냐’고 의의를 제기합니다.

그때 포도밭의 주인이 대답합니다. ‘ 친구여, 나는 너를 부당하게 대한 것이 아니다. 너는 나와 1 데나리우스로 합의하지 않았느냐?  너의 품삯이나 받아가지고 돌아가라. 나중에 온 이 사람에게도 너에게 준 것과 똑같이 주는 게 내 뜻이다.’  

물론 여러 가지 의미로 해석될 수 있는 이야기 이지만 존 러스킨이 이해한 것은 노동자는 노동할 권리가 있으며, 노동자는 공평한 보수로써 생존할 권리가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가 생각한 나중에 온 사람은 사회 경제적 약자를 말합니다. 경제 시스템을 인간의 이기심에만 내 맡기는 것은 악몽을 꾸고 있는 것과 같다고 했습니다. 그러한 경제체제를 따르는 것 보다는 나중에 온 사람도 동등하게 배려받는 ”조화로운 불평등“의 사회가 궁극적으로는 훨씬 더 큰 사회적 부를 생산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돈의 주된 가치와 효능은 그것이 인간에 대한 지배력을 가지고 있다는것입니다. 그러나 인간이 누릴 수 있는 기쁨 중에는 황금으로 살 수 없는 것도 많고, 인간의 내면에 있는 충성심은 황금으로 보상할 수 없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렇기에 어쩌면 인간의 손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황금이 가득 들어있는지도 모릅니다. 부의 본질이 인간에 대한 지배력에 있다면 부의 지배를 받는 사람들이 고귀하면 고귀할수록 또 그 수가 많으면 많을수록 부도 그만큼 커지지 않을까요? 아니 사람 그 자체가 부로 보일 것입니다. 사실 부의 진정한 광맥은 암석속이 아니라 인간 속에 있습니다. 그래서 모든 부의 최종적인 성과와 완성은 원기왕성하고 눈이 반짝반짝 빛나는 행복한 인간을 되도록 많이 생산하는데 있을 것입니다.  

‘거짓말하는 혀로 재산을 모으는 것은 이리저리 흩날리는 안개같고, 그것을 구하는 것은 죽음을 구하는 것이다.’ 자기 재산을 늘리려고 가난하다는 이유로 탈취하는 자는 더욱 가난해질 뿐입니다. 타인의 노동이나 재산을 헐값에 얻기 위해 그 사람의 곤궁을 이용하는 것입니다.

가치라는 말은 경제학에서는 교환가치를 의미합니다. 부란 우리가 사용할 수 있는 유용한 물건을 소유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어떤 물건이 유용할 수 있으려면, 물건 자체가 유용성을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것을 유용하게 쓸 수 있는 사람의 손에 있어야 합니다. 보다 정확히 말하면 유용성이란 용기있는 사람의 손에 있는 가치인 것입니다.  

1819년에 부유한 포도주 상의 아들로 태어난 존 러스킨은 작가요 시인이자 예술 평론가입니다. 글에 관한 그의 명성은 널리 알려져 있었습니다. 익명으로 글을 발표해도 사람들은 그의 글을 알아보았습니다. 후반의 생을 사회사상가로서 내면의 도덕심에 불타는 예언자적 삶을 살았습니다. 아무도 가지 않는 험한 사회 비평의 길을 걸어간 것은 그의 도의적 열정 때문이었습니다.

자본주의 경제학에 인간의 영성과 사회적 애정을 찾는 그의 인도주의적 경제학은  동시대의 많은사람들에게 커다란 반감을 불러일으키고 배척당했습니다. 그러나 마히트마 간디는 요하네스버그로 가는 기차안에서 이 책을 읽고 그의 인생을 이 책의 이상을 따라 바꾸기로 결심합니다. 톨스토이는 ‘러스킨은 가슴으로 생각하는 희귀한 사람들 가운데 하나였다. 그는 자기가 보고 느낀 것만이 아니라 모든 사람이 미래에 생각하고 말할 것 까지 미리 생각한 사람이다.’ 라고 감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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