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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속의소리

2011.08.08 14:55

봄날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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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토요일 ,아침 9시

전교조 전북지부 사무실 앞에 준비된 민주버스를 탈 수있었다.

김인봉 선생님이 이 세상과 하직 한 지 일년이 되는 날이었다.



작년 이맘 때

암이라는 소식도 놀라웠지만

그렇게 빨리 진행되어버린 사실에 더 놀랐던 날들이 지나가고

장례식을 치르고..묘지엔 못가봤는데



일년의 세월이 소리소문없이 흘러가버리고.

어느날 일주기 추모 준비모임에 있다기에 참석했다..



누가 김인봉 선생님 일주기를 준비하는가..궁금했었다.



그분들은 김인봉 선생님과

10년, 20년, 30년씩 만나면서

다가오는 이런저런 문제 앞에서 고민했을거고 선택하며

잘했단 소리도 듣고 못했단 소리듣 듣고 그랬겠구나..

서로에게 작은 상처 하나 쯤은 줬을 시간이고

그래도 큰 그림 하나는 서로 공유하면서..지내왔을 거고..





일년이 지난 죽음 앞에서 50이 훨씬 넘은 분들이

추모를 위해 이 한여름에 달려오셨다

100여명이  모였다.



김인봉 선생님이 몸담은 그릇은 전교조와 민노당.

그리고 학교.



1. 일등과 꼴등이 없는 학교

2.교장이나 학생이나 한표를 행사하는 학교

3. 교장이나 조리사나 모두다 월급이 비슷한 학교.



이런 학교를 꿈꿨다고 했다.



깜짝 놀랐다.

선생님이 생각한 그 세상이...너무나 구체적이어서 놀랐고

그  선명한 내용이 나에게도 저 북극을 가리키는 나침반처럼 다가왔다.



인간의 존재가 평등하게 가치있는 존재로 살아갈 수 있는 사회를 꿈꾸며

그 분은 전교조 활동과 민노당 활동을 한 것이다.



저  꿈은 공유될 수 있는 꿈인가..



생각해본다.



-------

나에게는 공유하지 못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



하지만

일등을 할 수 있는 학생에겐, 그리고 그 학부모에겐  일등자리가 필요할 텐데...

카리스마로 일을 처리하는 교장에겐,  모자라 보이는 학생과 한표를 행사한다는 것이 마땅찮을 텐데..

교장 월급과 조리사 월급이 같으면 뭐하러 교장하겠다고 그 치사한 시간들을 보내겠느냐고...할텐데.



생각의 껍질을 벗겨가면서



나에게도 꿈이 있는가를...봐야 헀다.



----------

40년 지기인 친구분이 추모식에서 '봄날은 간다'를 3절까지 불렀다.

울먹이며 친구를 생각하며 부르는 그 분의 뒷모습을 보며.나도  눈에 눈물이 흘렀다

많은 사람들에게 죽음으로 갈라선 친구의 부재를....가슴 절이도록 느낄 수있게 했다.



식을 마치고

유족들이 준비한 뜨거운 육개장과 시원한 수박..술과 안주를

길가에 앉아서 함께 먹었다. 그러면서 김인봉 선생님이 옆에 계신 것처럼  하하호호 이야기했다





김인봉 선생님의 삶이 위대한 성인의 삶이 아니기에

그 분의 갈림길에서의 선택에 주목하게 된다.



어디에 몸을 놓았는가...



오면서 그런 생각들이 지나갔다.



우리에게  다시 돌아올 질문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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