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복 "김제동은 내게 두부같은 의미"
문화저널21 2009.10.24
신영복 성공회대 석좌교수(68)와 방송인 김제동씨(35)가 2009년 10월 23일 밤 서울 이화여고 100주년기념관에서 만났다.
민주넷이 주최한 강연회 ‘김제동, 신영복에게 길을 묻다’가 열린 것. 최근 KBS <스타 골든벨>에서 퇴출된 김씨가 사회자가 돼 묻고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더불어 숲>을 쓴 노교수가 답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신영복 교수는 강연에서 “여러 사람이 같이 가면 등 뒤에 길이 생긴다”며 “길은 묻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직 우리는 이성과 논리를 중심으로 한 근대적 사고를 버리지 못하고 있다. 관계를 통해 스스로 변해 ‘더불어 숲’을 만들어가자”고 말했다.
신 교수는 또 “우리의 인식은 사회의 상부 지적 시스템을 장악하고 있는 사람들로부터 주입된 것”이라며 “자기의 이해관계를 버리고 꾸준히 변화하는 노마디즘(유목주의)에 주목할 때”라고 강조했다.
김제동 씨는 세간의 관심이 부담스러운 듯 “저한테 많은 분들이 ‘힘든 일을 겪고 있다’고 하시는데, 등산도 잘하고 괜찮다”며 “저보고 힘드냐고 묻지 말라”고 웃었다.
강연 뒤 마련된 이야기마당에서 ‘신 교수에게 김제동이란?’ 하는 질문이 나오자 신 교수는 “두부”라면서 “내가 좋아하지 않지만, 다른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이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문화저널21 - 배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