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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속의소리

2011.11.14 13:04

지옥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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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멍하니 학교도 딸아이 결혼이라는 핑계로
계속 땡땡이를 치고 지름신에 강림으로 매일 홈쇼핑을
열심히 보고 주문하고를 반복하다 다음 날 아침이 되며

"죄송해요. 제가 미쳤었나봐요."
그렇게 말하고 반품을 한다.
사고 반품하고를 계속한다.
목숨을 걸듯 열심히.
정상이 아니란 생각이 든다.

그러다 우연히 SBS에서 아프리카의 굶주림과
영양결핍으로 엄마의 마른 젖을 빨다 죽어가는
아이들과 열악한 환경과 오염된 물을 마셔
발톱이 썩어들어가고 혀가 부풀고 곪아터지고
딱딱해져 입안에 들어가지 않아 입 밖으로 내놓고
입 밖에 내놓은 혀에 파리들이 붓어있고.
지옥
지옥을 보았다.
차마 끌까지 볼 수가 없어 눈 감아버렸다.

맨발로 곰발처럼 되어버린 발로 쩔뚝 거리며
오염된 흙탕물을 떠오기 위해 가던 아이의 소망은
학교를 가 배우고 싶다는 거였다.
배워서 자신들처럼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을 도와주고 싶다고 했다.
발이 썩어가면서도 웃으며 썩은 물을 퍼올리며 소망을 말하던 해맑던 눈동자.

아! 신이여 제발 저들을 도와주소서!

3만원이 있으면 아이들이 영양제를 먹고 학교를 갈 수 있다고한다.
부끄러웠다.

이번 여름 치과치료를 받을 때 아들이 날 보고 이런 말을 했다.

"엄마, 아프리카 갈래?"
아들의 뜬금 없는 물음에 나는 되물었다.
"왜?"
"엄마는 남에게 무언가를 줄 때 가장 행복해 하는 것 같아."

유난히 덥던 올 여름 치과치료를 받으러 가면서 언제나 잠이 모자라
피곤함이 잔뜩 묻어있던 레스턴트와 붐비던 환자들 속에 있던
간호원에게 커피를 사다준 것을 보고 그런 말을 한 것이다.

"이 몸으로 어떻게 아프리카를 가니, 오히려 민폐지.
그리고 엄마 아프리카 가면 집이고 뭐고 다 줘버려
아무 것도 없게 될지 몰라. 비겁하지만 차라리 안 보는 게 낫지."

"다 줘도 난 괜찮아.
엄마가 하고 싶은 대로 해."

"에그 이녀석아 아직 세상을 몰라서 그렇지
맨발로 여행을 떠나는 것과 고무신일 망정
신고 떠나는 것이 얼마나 다른지 모르니 그런 말을 하지."

그런데 정말 맨발로 고행을 하고 있는 아프리카 어린이들을
본 것이다.
내가 아프리카 가서 그 지옥같이 끔찍한 광경을 본다면
봉사고 뭐고 그대로 기절할 것이다.
아이들의 발을 찬찬히 보고 카메라를 보며 영상을 찍는
탈렌트들이 정말 대단하단 생각이 들었다.


갑자기 내 머리가 바뻐지기 시작했다.
내가 알고 있는 내 주위에 사람들에게 전화를 걸었다.

"너 빨리 전화해서 아프리카 어린이에게 매달 3만원씩 기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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