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대상 게시판

청구회추억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나무야나무야
더불어숲
강의
변방을 찾아서
처음처럼
이미지 클릭하면 저서를 보실 수 있습니다.

숲속의소리

2012.01.03 11:30

봄날은 간다

댓글 12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 휘날리더라
오늘도 옷고름 곱씹으며
산제비 넘나들던 성황당 길에
꽃이 피면 같이 웃고
꽃이 지면 같이 울던
알뜰한 맹세의
봄날은 간다.

새파란 풀잎이 물에 떠서
흘러가더라
오늘도 꽃단지 내던지며
청녹새 짤랑대던
신장로길에
별이 뜨면 같이 웃고
별이 지면 같이 울던
실없는 그 기약에
봄날은 간다.

열아홉 시절은 황혼속에
슬퍼지더라
오늘도 앙가슴
두드리며
흰구름 흘러가던 신장로 길에
새가 날면 따라 웃고
새가 울면 따라 울던
얄궂은 그 노래에
봄날은 간다.

장사익이 노래를 부른다.
군데군데 거슬리는 멘트는 듣지 않는 것으로 하고

돌아오며 노래를 흥얼거린다
갑자기 눈물을 줄줄 흘린다.
내가 나를 황당해 한다.

어?
이건 뭐지?

위의 노래 가사는 이별이나 실연
또는 사는 것에 괴로움이나 아픔에 대해
한 마디의 언급도 없다.

꽃이 피고
꽃이 지고
새파란 풀잎이 흘러가고
산새가 날고
산새가 울고
별이 뜨는
별이 지는
당신의 봄날

수 많은 알뜰한 맹세도
꽃과 함께 진다

수 없이 한 실없는 기약도
풀잎처럼 흘러간다

목이 터져라 외친 얄궂은 노래도
황혼과 함께 사라진다

그런 날들은 흘러간다.

원래 인간은 고독해, 라는
너무나 닳고 닳은 통속적인
말은 한 마디도 없다.

그러나
내겐
엄청 촌스러운 노래말이다
작년까지는.....
그랬다

나의 시간은
봄날
바람에 살랑거리는 연분홍 치마처럼
화들짝 왔다
숨 가쁘게 갔다
그리고 가고 있다

고독은 외로움이 아니다
텅빔(空)은 고독이 아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1605 자랑하고 싶은 자유 11 박 명아 2006.12.19
1604 번개 예보 18 장지숙 2006.12.18
1603 연애 박사가 되는 것이 곧 인격의 완성이다. 9 엄효순 2006.12.16
1602 고운펜 신복희 나무님의 두번째 수필집 <가을비> 8 뚝딱뚝딱 2006.12.15
1601 저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신 나무님들께 6 박 명아 2006.12.15
1600 황인숙 시인의 시집<자명한 산책>에 실린 첫 번째 시[강] 2 김난정 2006.12.15
1599 [re] 우리, 나무는 2 혜영 2006.12.14
1598 합격하신 분들, 다들 축하드립니다 14 혜영 2006.12.13
1597 2006 모두모임 정산 2 06그루터기 2006.12.13
1596 끝의 시작 - 그동안의 고마움에 인사드립니다. 22 김무종 2006.12.13
1595 알몸으로 이 세상을 살아가는 명아 나무님께 3 엄효순 2006.12.13
1594 [종강파티] 분실물 주인을 찾습니다 2 최윤경 2006.12.13
1593 반가웠습니다 3 김정아 2006.12.12
1592 옷 벗기 15 박 명아 2006.12.12
1591 훔쳐 갑니다. 4 최상진 2006.12.12
1590 지난 번에 헌혈증으로 도움주신 분들 감사드립니다. 위국명 2006.12.12
1589 소중한 모자를 찾습니다 11 박 명아 2006.12.12
1588 아이들과 함께 개성에 다녀왔습니다 1 레인메이커 2006.12.11
1587 2006 세상을 밝게 만든 100인 발표 나무에게 2006.12.11
1586 교육공동체 두리하나에서 함께 할 실무교사를 찾습니다! 두리하나 2006.12.08
Board Pagination ‹ Prev 1 ... 77 78 79 80 81 82 83 84 85 86 87 88 89 90 91 92 93 94 95 96 ... 167 Next ›
/ 167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