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공부
김호남 근화건설 대표 목포상공회의소
서울경제신문 2013.12.09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두 번째로 공부에 열의를 보이는 나라라고 했다. 한국이 경제 강국으로 클 수 있었던 이유 역시 높은 학구열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기술은 다듬을수록 빛을 발하고 정신을 집중하면 무엇이든지 이룰 수 있다.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은 고졸이지만 독학으로 항상 공부의 끈을 놓지 않았다. 특히 옥중에서 많은 책을 읽고 국내외 정세에 대해 끊임없이 토론한 일화는 익히 알려져 있다. 대통령에 당선된 후에는 만학도를 청와대로 초청해 평생 공부의 소중함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안중근 의사도 옥중에서 글을 쓰고 공부한 케이스다. 안중근 의사가 남긴 '동양평화론'에는 화폐 통일을 통해 동양 평화를 이룰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그 혜안과 안목에 놀라움을 감출 수 없다.
또 한 명 옥중에서 동양철학을 섭렵한 이가 있다. 신영복 성공회대 석좌교수다. 신 교수는 무려 20년 동안 옥중에서 고서 탐독과 사색을 통해 내적 자기 혁명을 이뤄냈다. 교수 퇴임 당시 소주 포장에 들어가는 '처음처럼'이라는 붓글씨를 써주고 1억원을 받아 그 돈을 모두 성공회대에 기부했다는 내용을 읽기도 했다. 신 교수의 고뇌가 담긴 '처음처럼'이라는 소주에 잔뜩 취해본 추억이 새롭다.
김대중 대통령, 안중근 의사, 신영복 교수. 이들은 공통점은 모두 어려운 환경에서도 공부의 끈을 놓지 않았고 그 결과 사회 발전에 기여하는 큰 인물이 됐다는 것이다. 끊임없는 공부와 노력 덕분에 개인에 불과한 이가 공동체에 반드시 필요한 존재가 될 수 있었다. 문명 발달이 뒤처진 아프리카 속담에도 "노인 한 사람이 죽는 것은 도서관 1개가 불타는 것 같다"고 했으니 사람이 노력하고 부지런히 행동하면서 공부하는 삶 자체가 도서관일 것이다. 배움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모자람이 없다.
필자 역시 회사 경영과 함께 늦깎이 공부에 매진하면서 박사 학위까지 취득할 수 있었다. '공부는 인내'라며 주변 사람들에게 배움의 중요성을 설파하고 다닌다. 진짜 인생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이, 그리고 치열한 삶에 지쳐버린 이에게 책을 권하며 다시 공부하라고 격려해주기도 한다. 주저앉아 울기보다 독한 마음을 품고 배움에 힘쓰는 것이 더 빠른 성공의 길임을 알기 때문이다. 최근 이윤석 민주당 의원 출판기념회에 참석한 권노갑 민주당 고문의 축사가 압권이었다. 84세에 이르러 석사과정을 끝내고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데 박사를 영득하기 위해 매일 학교에 나간다고 한다. 이 얼마나 아름다운 모습인가. 닮고 싶은 것은 물론이요, 존경스럽기까지 했다. 다산 정약용은 독서를 강조하면서 "만약 따뜻이 입고 배불리 먹는 데만 뜻을 두고서 편안히 즐기다가 세상을 마치려 한다면 죽어서 시체가 썩기도 전에 벌써 이름이 없어질 것이다. 이는 새나 짐승일 뿐이다"라고 강조한 바 있다. 목표를 찾아내고 인내심을 배우는 노력은 평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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