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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스 인터뷰 > 만나고 싶었어요!


청년장사꾼 김윤규 “열정을 맛보세요"


김윤규 『청년장사꾼』


우리 매장만의 문화를 만들어가는 것, 다시 오고 싶은 재미있는 매장으로 키워나가는 것, 이는 누가 뭐라 해도 우리 청년장사꾼 멤버들이 가장 잘하는 것이라 자부한다. 그리고 바로 이 점이야말로 우리가 장사로 돈 버는 가장 확실한 지름길이기도 하다.


글 | 김지원 (선임 기자)
사진 | 손민규



예스24 홈페이지에서 신간을 둘러보던 중, 독특한 표지에 왠지 들어본 듯한 제목의 책이 눈에 띄었다. 『청년장사꾼』이라는 정부 프로젝트에서 본 듯한 제목의 책은 알고 보니 혜성처럼 나타난 인기 맛집인 경복궁역 <열정감자>의 대표였다. 다녀오면 기분이 좋아진다는 지인의 추천에 무척 궁금한 곳이었다. 왜인지 이름이 <감자집>으로 바뀌었다는 소문도 들었기에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어서 책을 읽고 싶었다.

 

청년장사꾼은 <감자집>을 하기 이전부터 5명이 모여 만든 단체다. 노점부터 시작해서 1호점은 이태원 우사단길에 커피전문점으로 시작했다. 평균연령이 24.8세! 이제는 35명인 이 단체는 11개의 매장을 운영하는, 하나의 기업과도 같다. 책 속에서 만난 그들은 ‘열정’으로 시작해서 도전하고, 부딪히고, 또 하루를 열심히 살아간다. 읽고 있는 내내 번뜩이는 아이디어에 감탄하고,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에 에너지를 얻으며 동시에 내 삶도 반성하게 되었다.

 

인터뷰는 경복궁 매장이 아닌, 작년 11월에 새롭게 오픈한 열정도에서 이루어졌다. 용산구 남영역 근처의 주상복합 뒤쪽 골목에 낮은 건물들 사이로 6곳의 매장들이 모여있었다. 매장입구를 지나 들어가면 벽면에 왠지 낯이 익은 듯한 그림들에 활기 넘치는 청년들이 반갑게 인사를 했다. 재미와 활기를 주는 그림은 1호점의 인연으로 알게 된 작가님이 그려주셨다고 한다.

 

“이태원 매장에서 마을 프로젝트를 하면서 만난 이종환 작가님으로 JYJ앨범자켓 디자인도 하시고 왕성하게 활동하는 분입니다. 일하면서 굉장히 다양한 사람을 만나게 됩니다. 보통 외식업을 하면 다양한 사람을 만나긴 하지만 저희는 동네 분들과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또 다르게 만나는 분들이 많습니다.”


김윤규 대표는 예의 있게 인사를 나누며 인터뷰 내내 질문마다 정성껏 대답해주셨다. 이런 성실한 태도와 열정이 지금의 그를 이 자리에 있게 한 것이 아닐까. 이런 청년들의 모습에서 사람들은 기운을 받고 희망을 얻어 가는 것 같다. 고된 하루 끝에 활력을 얻고 싶을 때 열정도에 들러 한 잔 하면 참 좋겠다.

 

우리는 가장 최근(2014년 11월 25일)에 ‘열정도[島]’라는 이름을 붙여 6개의 매장을 용산구에 동시 오픈했다. 사람도, 가게도, 일터도 하나둘 떠나가고 있는 용산 원효로 1가, 고층 빌딩 사이에 섬처럼 둘러 쌓인 곳, 바로 그 골목에 우리가 가진 열정을 쏟아 상권을 만들고 활성화시켜보자는 취지로 시작한 프로젝트다. 음식점 자체가 거의 없던 거리에, 우리는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메뉴의 매장(밥집, 고깃집, 철판ㆍ와인집, 찜닭집 등)들로 꽉 채웠다. (17쪽)

 

사람을 연결 시켜주는 일이 좋은 장사꾼 
 

책 서두에 어릴 때부터 지기 싫어하는 성격이 남들과는 좀 다른 인생을 살게 만든 계기가 되었다고 하셨습니다. 어릴 적 꿈이 궁금해지던데요.


대통령이 되는 게 꿈이었습니다. 반에서 늘 반장, 학생회장을 하면서 리더쉽을 꿈꾸었습니다. 학창시절 반장을 하면 반 친구들에게 먹을 것을 나눠주어야 했습니다. 저는 소보루빵을 준비했는데 옆 반 반장은 L사의 라이스버거를 나눠주자 친구들 반응이 달랐습니다. 저도 아버지께 햄버거를 사달라고 말씀 드리자 엄청 혼만 났습니다. 그정도로 넉넉하지는 못했거든요. 그 부족함이 저에게 동기가 되었고 돈을 진짜 많이 벌어야겠다는 마음을 어릴 때부터 가지게 되었습니다.


‘죽어라 공부해서’ 서울에 대학을 오셨다고 했습니다. 대학에서 어떤 전공을 하셨나요? 적성에 맞지 않았나요?


책 속에 나온 세 명처럼 전공이 전자전기공학부이고 현재 졸업을 위해 다시 다니고 있습니다. 저는 다양한 활동을 하면서 사람과 관계된 일을 좋아한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국토대장정, 아프리카 해외봉사, 대기업 기자단 등 여러 활동들을 하면서 사람 만나는 것이 좋아 영업 아니면 장사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대학생들에게 대표님께서 하신 활동을 추천하시고 싶나요?


남들이 하니까 같이 하는 것은 추천하고 싶지 않습니다. 어떤 활동이든 목표를 가지고 참여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당장 무언가를 하려고 하지 말고 길게 봐야 합니다. 먼저 목표를 정하고 단계별로 거꾸로 내려오다 보면 무엇을 해야 할지가 보입니다. 예를 들어 저 같은 경우에는 사람을 연결시켜 주는 일을 좋아하고 그 일을 하려면 사람을 많이 만나야 하겠죠. 어떤 직업이 있을까 생각해보니 남 앞에서 이야기 하는 것을 잘하니 사람도 많이 만나는 강연가가 되고 싶었습니다. 그러면 강연가가 되려면 전문 분야가 있어야 하는데 어떤 분야를 가장 잘할 수 있는지 생각했죠. 가장 자신 있는 일은 남 앞에 나서서 물건을 파는 것이었고 그래서 노점을 시작했어요.

 

이렇게 거꾸로 생각해서 정하지 않으면 그저 흘러가는 대로 살게 됩니다. 학교를 졸업하고, 남들 가는 회사에 가고, 결혼을 하고 결국에는 스스로 불행하다 느끼게 됩니다. 물론 거꾸로 내려오려면 오랜 시간 동안 아주 많이 노력해야겠죠. 여행도 다녀오고, 책도 많이 읽으면서 자신을 잘 알아야 합니다.

첫 장사였던 무릎담요 판매는 7분 36초만에 ‘완판’을 했다는 멋진 추억은 재미있었습니다. 그런데 왜 음식장사를 했나요?


제일 처음 무릎담요를 팔았을 때는 21살 때였습니다. 그때는 강연가나 다른 일을 생각하지 않고 그냥 내가 가장 잘하는 일이 무엇인지 생각해보고 시작한 일입니다. 실제로 도전해보니 장사가 재미있었어요. 청년장사꾼은 군대를 다녀와서 목표가 생겼고, 뜻이 맞는 친구들과 함께 적은 돈을 모아서 시작해본 것입니다. 장사라는 것은 품목에 관계없이 내가 가지고 있는 물건에 조금 더 나은 가치를 부여해서 판매를 하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굳이 물건을 팔지 않아도 되고, 우리가 가장 오래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보았습니다. 외식업은 경기에 따라 어려워질 수도 있겠지만 더 큰 테두리인 외식산업은 절대로 없어지지 않는다고 생각했죠.

혹시 다섯 멤버 중 요리를 하는 분이 있으셨나요?


1호점인 커피전문점은 멤버 한 명이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해본 경험으로 시작했어요. 무작정 해본 거죠. 2호점은 한가지 단품 메뉴를 정했습니다. 그 당시에는 스몰 비어라는 용어도 없었습니다. 뉴욕에 폼므프릿츠라는 집을 보고 영감을 얻었죠. 한국에서 구할 수 있는 감자튀김을 종류별로 다 사보고, 기름도 종류별로 다 사보고 실험을 해보았습니다. 그 중 가장 맛있는 감자튀김을 팔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군요. 정말 ‘열정’이란 단어가 어울립니다. 책 출간은 어떻게 하시게 되었나요?


언론에 나오고 나서는 여러 출판사에서 연락이 왔죠. 처음엔 정말 쓸 시간도 없고 아직 부족하다고 생각해 모두 거절했습니다. 그런데 다산북스에서 꾸준히 가게에도 방문해주시고 저희를 믿어주셨습니다. 솔직히 말해서 처음에는 인터뷰어를 붙여서 썼는데 막상 보니 우리이야기가 아닌 것 같았어요. 계약을 파기하고 돈도 모두 손해를 보더라도 처음부터 다시 직접 썼습니다. 거의 1년 가까이 걸린 것 같고, 정말 힘들었습니다. 청년장사꾼도 계속 새로운 프로젝트를 기획해서 조금씩만 더 첨부하다 마지막으로 열정도 프로젝트까지 넣고 끝내자고 마음먹고 마무리 지었습니다. 정말 힘들게 썼어요. 새로운 프로젝트에 학교도 다시 다니고, 결혼도 하고, 아이까지 생겼습니다. 표지에 나온 감자살래 연석형이랑 오단이라는 친구와 함께 정말 열심히 썼습니다. 정말 색다른 경험이었습니다. 출간이 된 후에는 누군가 읽어준다는 것이 부끄러웠지만, 관심을 가져 주셔서 놀랍고 또 많이 감사합니다.

 

직원 35명 평균 연령 24.8세

 

‘청년장사꾼’이라는 단체가 흥미롭습니다. 처음 다섯 명이 모였을 때부터 같은 이름을 사용하신 거죠?


네 맞습니다. 저희는 정말 돌직구로 ‘청년’이고, ‘장사’를 하고, 보통사람보다 더 잘한다고 뒤에 ‘꾼’을 붙인 겁니다. 시대적 상황과 잘 맞아 떨어지고 정부에서도 창조경제와 함께 청년의 장사에 대해 주목해주셨습니다. 
 

대통령 직속 청년 위원회에도 소속되어 있으시던데요, 일에는 지장이 없나요?


굉장히 도움이 많이 됩니다. 좋은 정보를 많이 얻기도 하고, 또 저희 문제와 바로 직결됩니다. 청년장사꾼 멤버는 모두 청년이에요. 평균 연령 24.8세의 직원 35명이 모여서 모든 청년의 문제를 갖고 있습니다. 중졸, 고졸, 대졸부터 대학원 준비하는 친구까지 있고, 저처럼 대부분이 지방에서 올라왔습니다. 저희 단체만큼 청년에 대한 이슈와 잘 맞고, 그런 부분을 잘 대입하며 발전할 수 있는 곳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로고 디자인이 참신합니다. 혹시 이것도 멤버 중 한 분이 한 건가요? 그리고 책 맨 마지막 쪽에 멤버들을 한 명씩 소개하면서 디자인이 눈에 띕니다. 이 디자인은 누구 작품인가요?


저희 팀에 디자이너가 있습니다. 사실 저희 같은 단체에 디자이너가 있는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저희는 이게 여러 매장이 어우러지는 단체니까 가능한 겁니다. 정식 디자이너이지만 디자인도 같이하고, 현재 매장 일도 같이할 정도로 만능인 분입니다.


첫 매장 오픈 준비하면서 이름을 정하기 위해 페이스북에서 투표를 한 계정은 처음부터 만들었었나요?

 

네. 2012년에 처음 단체를 만들었을 때 같이 만들었어요. 또한 저희 우사단마을 계정도 크게 있습니다. 좋아요가 1만4천 정도 되는데 이것도 저희가 관리하고 있죠. 이 모든걸 오단이라는 초창기 멤버가 다 관리해주고 있습니다. 재주가 정말 많고 재미있는 걸 좋아하는 친구입니다.


다양한 이벤트도 굉장히 재미있습니다. 이런 아이디어는 어떻게 만들어 내게 되었나요?


모두 멤버들의 아이디어입니다. 저희는 매일 일을 마치고 새벽 두 세시쯤에 사무실에 다같이 모여 회의를 해요. 또한 각 매장 별로 매일 일지도 쓰고 있습니다. 그래서 한 곳에서 일해도 나머지 10개의 매장이 어떻게 운영되는지 알 수 있습니다. 그러면서 서로 배우고 아이디어를 공유하게 됩니다. 함께 공유한 많은 아이디어 중에 반응이 좋은 아이디어를 실천해봐요. 아이디어를 낸 사람은 본인의 아이디어가 채택되어 기쁘고, 아이디어가 실제로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 확인하게 됩니다. 슈퍼바이져, 점장, 직원들 모두 서로 배우고 도움을 주고 받습니다

 

우리 매장만의 문화를 만들어가는 것, 다시 오고 싶은 재미있는 매장으로 키워나가는 것, 이는 누가 뭐라 해도 우리 청년장사꾼 멤버들이 가장 잘하는 것이라 자부한다. 그리고 바로 이 점이야말로 우리가 장사로 돈 버는 가장 확실한 지름길이기도 하다. (135쪽)

 

일한 만큼 돈을 주는 “학교”

 

‘청년장사꾼’ 단체 가입 조건이 있나요?


엄청 까다롭습니다. 처음에는 아는 사람들로 시작해서 합숙도 같이하고 모였지만 지금은 교육 프로그램이 따로 있습니다. ‘체험형 교육 프로그램’으로 2주동안 참여한 후, 2주동안 지켜보며 성격이 욱하는 성격이거나 너무 힘들어하는 친구는 자연히 빠지게 됩니다. 2주 후 멤버 모두가 투표를 해서 만장일치가 되면 인턴이 되고, 10주간 인턴기간을 마쳐야 정직원이 되죠. 총 3개월이라는 시간 동안 멤버 모두에게 인정을 받아야 합니다. 그래서 점점 들어오기 힘듭니다.

 

벌써 45기나 된다니 놀랍습니다. 한 기당 몇 명인가요? 비용은 어떻게 되나요?


이제는 49기 진행을 하고 있습니다. 기수당 인원수는 다 다릅니다. 보통 방학 때 좀더 많은데 이번 기수는 책도 나오고 늘어나서 6명이 하고 있습니다. 보통 교육이라고 하면 교육비를 받는다고 생각하실 텐데요 저희는 오히려 일한 만큼 돈을 줍니다. 그래서 손해가 막심하지만 더 좋은 친구를 한 명 더 뽑을 수 있다면 그 비용이 아깝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합숙생활(214쪽)은 정말 모든 멤버가 꼭 해야 하는 일인가요?


35명 중에 24명이 합숙을 하고 있습니다. 합숙 비용과 교통비도 저희가 모두 부담합니다. 숙소가 5곳이 있고 방만 11개가 있습니다. 교육생들도 원한다면 숙소에서 함께 지내게 해줍니다. 다만 가스비 같은 고정비용은 같이 사는 멤버들끼리 돈을 모아서 내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154쪽에 모두가 사장의 마음으로 일한다고 자부하셨습니다. 모든 기업의 과제가 이렇게 일하는 사원일 텐데요. 어떻게 이런 ‘사장정신’을 갖게 만드셨나요?


청년장사꾼을 처음 설명할 때 항상 이 업의 본질에 대해 말씀 드립니다. ‘장사’라는 것은 모든 시장경제의 근간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총, 균, 쇠』라는 책에서도 언급되었듯이 초기에 물물교환 형태조차 모두 장사입니다. 우리는 모든 것들을 잘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장사는 정직합니다. IT기업처럼 적은 인원이 많은 수익을 내기 어렵습니다. 100만원 팔려면 3명, 200만원 팔려면 6명이 있어야 합니다. 이곳에서 잘하지 못하면 독립해서 개인사업도 어렵습니다. 모든 매장들이 전쟁터처럼 일을 하니, 우리도 살아남으려면 정말 열심히 해야 한다고 몸으로 느끼고 배웁니다. 그래서 스스로 내 가게라고 생각하고 다양한 이벤트도 생각해보고, 그걸 회사의 지원을 받아 시도해보는 겁니다.

 

간판깨기(191쪽) 만의 특별한 장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저희 청년장사꾼 매장은 프랜차이즈가 아니라 모두 다른 형태의 음식점입니다. 이 모두 다른 아이템은 거의 다 간판깨기에서 나온 겁니다. 다양한 자료를 모으면 굉장히 도움이 됩니다. 멤버들은 해외에 나가서도 간판깨기를 해서 돌아옵니다. 이번에도 우수사원 2명을 회사지원으로 오사카 도톤보리에 다녀오게 할겁니다. 여기서도 자료를 모아올 것이고, 이런 것이 쌓일수록 엄청난 자료가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꾸준히 계속 이어나가려고 합니다.

 

2호점 열정감자는 입소문으로도 엄청난 인기를 끌었었죠. 저도 지인들에게 칭찬을 들었었습니다. 그런데 이름을 바꾸셨더군요.


아 칭찬 감사합니다. MBC시사매거진에 출연한 것이 실시간 검색어 1위를 할 정도로 반응이 좋았습니다. 그런데 그날 상표브로커가 상표등록을 해버렸습니다. 특허처럼 상표권이라는 것이 따로 있는지 몰랐었죠. 저희 사업자 등록증, 영업 허가증, 간판 모두 열정감자인데도 쓸 수가 없다고 하더군요. 값비싼 수업료 냈다고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이런 것뿐만 아니라 처음에 운영할 때 세금 이슈도 있었습니다. 첫 해에는 현금으로 하면 가격이 낮다고 하니 모두 현금으로 드렸습니다. 그러자 연말 정산에 매출 대비 비용 증빙이 되지 않으니 세금을 엄청나게 냈습니다. 그때의 수업료로 이제는 멤버들에게 알려줄 수 있는 겁니다. 보통 점장만 할 수 있는 일을 저희들은 모두에게 알려줍니다. 매출부터 회계자료까지 공개해서 모두가 운영에 관한 전반적인 내용을 알게 되는 겁니다.

 

멤버들에게도 교육도 많이 하시나요?


이번 주부터는 토요일 점심에 모두 매장 문을 닫고 교육을 하기로 했습니다. 오전 11시부터 오후 4시까지 꾸준히 하기로 했습니다. 토요일 매출도 상당하지만 그 돈을 포기하더라도 장기적으로 봤을 때 더 성장해 나갈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쉽게 말해 학교라고 보시면 됩니다. 멤버들 모두 장사를 자기 가게를 갖기 전까지 학교처럼 공부하고 배우는 공간이면서, 재미있게 지내는 가족이지만 굉장히 수직적인 회사이기도 합니다.  요즘 많은 사람들이 자영업을 꿈꾸고 그 중 특히 외식업에 많이 진출합니다. 그런 분들에게 기초적인 것들 - 장소, 부동산 계약, 메뉴 선정 - 부터 토탈 솔루션을 우리가 잘 갖춰놓으면 잘 결합해서 좋은 모델이 나올 것이라 생각합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까지 하시고 2세도 생기셨다니 진심으로 축하 드립니다. 앞으로는 또 어떤 미래를 꿈꾸시나요?

 

개인적인 목표는 ‘좋은 아빠 되기’ 입니다. 제가 장사를 시작한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합니다. 좋은 아빠가 되려면 시간적인 여유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금전적인 여유도 필요하구요. 저희는 대기업에 다니는 회사원에 비해 시간을 자유롭게 쓸 수 있는 편이거든요. 요즘은 삼포세대라고 하잖아요. 저희는 반대로 세가지를 포기하지 말자라고 합니다. 첫 번째는 여자친구, 두 번째는 건강, 마지막으로 가족은 절대 포기하지 말고 그에 관련된 일이 있다면 어떻게든 도와줍니다. 빈자리는 서로가 대신할 수 있도록 시스템이 잘 되어 있습니다.

 

회사의 목표는 원래는 매장을 내는 것을 목표로 세웠었지만 그렇게 되니 매장에만 집중하게 되어 다른 것을 놓치게 되었습니다. 매장을 내는 것보다 우리 멤버들이 청년장사꾼에서 결혼하고 애를 가질 수 있게 되는 회사가 되길 바랍니다. 그것이 현재 저희들의 목표입니다. 또한 매달 직원 모두에게 손편지를 써서 가족에게 전달합니다. 있었던 일들을 적어 가족에게 전달하면 만족도도 높아지고 신뢰가 쌓입니다. 부모님들께서 응원해주실 때 일의 능률은 전혀 다릅니다. 회식을 하거나 어설프게 생일 선물을 주는 것보다 그렇게 신경쓰는 것이 훨씬 낫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저희는 책도 무제한으로 사서 읽을 수 있게 지원해줍니다. 무제한이다 보니 악용을 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합의를 도출해서 잘 맞춰나가고 있습니다.

어떤 분들이 이 책을 읽어주시기 바라시나요?


제일 먼저 장사를 시작하시려는 분들께서 읽어주시면 좋겠습니다. 두 번째는 대학생들이 읽고, 외식업을 프랜차이즈가 아니라 다른 방식으로 접근해서 잘하는 친구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 좋겠습니다. 자본도, 갖춰진 조건이 부족하더라도 저희가 극복해가는 모습을 보시면서 사고의 전환이 있기를 바랍니다.


군대에서 책을 많이 읽으셨었죠, 가장 인상적이었던 책을 꼽아 주신다면?

 

진중문고라고 군대에 들어가는 책은 거의 다 읽었습니다. 가장 좋아했던 책은 신영복 선생님의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으로 책장이 낱낱이 떨어질 때까지 읽었어요. 감옥에서 엽서를 쓴 것을 모은 것인데 저는 아마 군대를 감옥으로 생각하며 읽었던 것 같습니다.

 

최근에 읽었던 책 중에는 최인호 작가님의 『상도』가 있습니다. 장사를 하시지 않더라도 경영과 경제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꼭 한번 읽어보시길 추천합니다. 총 3권으로 거상 임상옥이 주인공으로 ‘상즉인’을 강조하죠. 그는 ‘장사는 즉 사람을 남기는 일’로 장사를 통해 사람을 남기는 것이 가장 큰 이윤이고, 사람에게 신용을 얻는 것이 가장 큰 자산이다 라고 합니다. 처음에는 ‘상즉인’의 사람이 고객을 뜻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고객들에게 굉장히 잘하려고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멤버들은 지치고 고객들은 기대치가 올라갔습니다. 그 때 멤버들을 챙겨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그러면서 조직문화가 바뀌고 복지에 신경을 쓰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또 더 나아가 자기 스스로를 챙길 줄 알아야 한다고 느꼈습니다. 자기 스스로를 챙기고 자존감이 생겨야 더 남을 챙길 수 있고 더 나아갈 수 있었습니다. 고객에서 우리 멤버, 그리고 마지막으로 스스로를 잘 남겨야 한다고 깨닫고 이것이 저희 슬로건처럼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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