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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속의소리

2003.03.07 12:54

나의 태교 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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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극성 엄마들은 임신 초기부터 똑똑한 아이를 만들거라고 수학 정석도 풀고, 영어 공부도 하고, 또 이쁜 애기 되라고 잘생긴 사람들 사진을 주변에 붙여놓기도 하고, 감성을 키운다고 전시회나 뭐 그런데를 찾아다니기도 한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전 그런 애기는 콧등으로 듣지도 않고 8개월을 보냈습니다.
내가 고3때도 다 못 풀어 본 수학 정석을 지금와서 태교한다고 본다는 건 굉장히 웃기는 짓이고, 그러지 않아도 세상에 나오면 지식의 홍수에서 살아갈 우리 아기에게 엄마 뱃속부터 스트레스 받게하는 것은 너무 가혹한 처사다...그러면서요.

하지만, 뱃속에 아기가 세상에 나올 날이 채 60일이 남지 않은 이 시점에서 생각했습니다.
내가 맹모는 못 되더라도 이 싯점에서는 늦었지만 뭔가 태교라는 걸 해야되지 않을까?.
짬나는 대로 클래식도 좀 듣고, 항상 좋은 생각만하고...그런 소박한 부분이라도 해야지...하고 다짐을 했답니다.

이런 저의 하루 일과가 어떤 줄 아세요?

아침에 일어나면 출근 준비하면서, 클래식 대신 '손석희의 시선집중'을 들으며 출근 준비를 합니다. 라디오에서 나오는 이라크전 소식을 들으며 '아~ 저 미국X들을 정말, 저것들을 어떡하지?' 그리고 이런 저런 정치 소식들을 들으면서 과격하게 마음속으로 욕을 해 댑니다.
그러다가 퍼득 정신을 차리죠. '아! 내가 이렇게 아침부터 과격해지면 안되지..우리 애기가 다 듣는데..' 하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

다시, 회사로 향하는 지하철에서 책이라도 읽으면서 가려고 마음먹었지만, 가방에 있는 책은 꺼내지도 않은 채, 옆좌석의 사람들과 동침에 들어 간답니다. 아침 전철에서 꾸벅거리는 50분의 선잠이 왜 그렇게 달콤한지...그러면서 나를 위로 합니다.. 엄마가 충분하게 잠을 자야, 아기도 건강하지....

회사에서 컴퓨터를 켜면서 다시 생각합니다.
지금부터라도 좋은 생각하면서, 사람들에게 너그럽게 대해야지....
하지만 변태 유부장이 나를 호출하면 또 좀 전의 다짐이 봄볕에 눈녹은 듯 사라진답니다. 계속 딴지를 거는 변태부장을 무시하거나, 한 번 대들거나 혹은 꺠지거나 그리고 돌아서면서 생각합니다. 우리 상무님은 왜 저런 인간을 그냥 두시지? 나 같으면 박살을 낼텐데.... 그리고는 변태 부장의 마수에서 허덕이는 동료들과 함께 성토대회를 연답니다.
그리고 다시 내 자리에 돌아오면 약간의 후회를 합니다. '나 착하게 살려고 했는데...'

매사가 이런 식이랍니다.

제가 이렇게 살아도 우리 애기 괜찮을까요?
엄마 닮아서 과격한 잠꾸러기가 되지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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