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재일 | 2016-01-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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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 머니투데이 |
[최광임 시인이 읽어주는 디카시] 머리에서 가슴으로의 여행
머니투데이 최광임 시인·대학강사
가뜩이나 부박하고 천박해진 이 시대, 지성 한 분이 우리로부터 멀어졌다. 많은 이들이 낙담하고 탄식하는 이유이다. 지금은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푯말 하나 덩그러니 존재하는 한명회의 정자 압구정과 뭇사람들의 명소가 된 황희 정승의 반구대 비교를 통해 사람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쉽게 이야기해 주던 이 시대의 스승, 고 신영복 선생이 타계했다.
이제 그분에게 있어 죽음은 소멸이 아니다. 단절이 아니다. 다른 형태로 바뀐 한 존재를 우리가 다른 방법으로 인지해야 하는 것뿐이다. 다만, 우리가 힘든 것은 그 인지 방법이 익숙하지 않다는 데 있기에 슬퍼하고 낙담하기를 반복하는 것이나, 이미 우리는 선생의 존재 방식을 재인식한다. 학문이란 지식이라는 관념으로부터 삶이라는 가슴으로 가는 길이어야 한다는 것을 삶으로 보여주신 우리의 선생이기 때문이다. 하여, ‘이 세상에서 가장 먼 여행은 머리에서 가슴으로의 여행’이라고 했던 선생의 말을 따라 우리도 그렇게 여행할 것이다. 선생은 그렇게 ‘아주 길게 난 길’에서 천년을 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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