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5일 고 신영복 선생의 글인 ‘춘풍추상(春風秋霜)’ 액자를 각 비서관실에 선물했다. 집권 2년차를 맞은 청와대 공직 기강을 다잡기 위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를 마치면서 “공직자로서 뿐만 아니라, 한 인간으로 살아가면서 이보다 더 훌륭한 좌우명이 없다고 생각한다. 공직자가 공직에 있는 동안 이런 자세만 지킨다면 실수할 일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청와대 김의겸 대변인이 전했다. 춘풍추상은 채근담(菜根譚)에 있는 문구로 ‘남을 대할 때는 봄바람과 같이 부드럽게 대하고, 자신을 대할 때는 가을 서리처럼 엄격하게 대해야 한다’는 뜻이다.
문 대통령은 “우리 정부가 2년차에 접어들면서 기강이 해이해질 수 있는데, 초심을 잃지 말자는 취지에서 액자를 선물하게 됐다”며 “공직자가 다른 사람을 대할 때는 봄바람 같이 해야 하지만, 업무 성격에 따라 남을 대할 때에도 추상과 같이 해야 할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검찰, 감사원 등이 그렇고 청와대도 마찬가지”라며 “남들에게 추상과 같이 하려면 자신에게는 몇 배나 더 추상과 같이 대해야 하며, 추상을 넘어서 한겨울 고드름처럼 자신을 대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춘풍추상은 고 신영복 선생이 참여정부 시절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선물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그때의 기억을 살려 그 글을 찾아보라고 부속실에 지시했다. 이에 부속실은 고 신영복 선생의 가르침을 이어가기 위해 2016년 출범한 사단법인 ‘더불어숲’에서 보관하고 있던 글의 사본을 전달받았다.
문재인 대통령의 관저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 비석 받침판에 적힌 고 신영복 선생의 글귀 액자가 걸려 있기도 하다.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는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입니다’라는 글귀가 적힌 액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