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재일 | 2006-04-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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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 미디어오늘 김종화기자 |
| 기사입력 2006-04-04 00:00
[미디어오늘] 신영복 성공회대 교수·홍세화 한겨레 시민편집인·조홍섭 한겨레 부국장·진중권 중앙대 겸임교수·영화배우 박중훈씨가 2006년 한국사회의 삶·언론·환경·패러다임·문화에 대해 진솔한 생각을 털어놓았다. 지난 23일부터 사흘동안 서울 대방동 서울여성플라자에서 열린 ‘한국사회포럼 2006'에서 이들이 말한 한국사회의 문제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정리했다. / 편집자
신영복(65) 성공회대 교수는 지난 24일 “한국사회는 위기인가, 지금은 과도기인가라고 묻지만 역사적으로 어떤 시점도 과도기나 위기가 아닌 적이 없었다"며 “진보가 위기인가에 대해서 얘기하기 전에 진보란 무엇인가부터 고민해야 한다"고 밝혔다. 신 교수는 홍세화 한겨레 기획위원, 영화배우 박중훈씨와 함께 한 ‘한국사회포럼 2006-자유대담'에서 “진보란 쉽게 말해 사람들이 잘 사는 사회로 만드는 것이자 신학적 질서를 현실사회에 재구성하는 개념"이라고 말했다.
신 교수는 “20년 간 감옥에 있으면서 딱 하나 부른 노래에 ‘강물아 흘러서 어디로 가냐 넓은 세상 보고싶어 바다로 간다'는 대목이 있다. 그 때 갇혀있는 사람들 기분이나 표정이 참 묘했다"며 “출소 뒤 또 이 노래를 했더니 참석자들이 같은 대목에서 재소자와 똑같은 표정을 지었다.
그래서 ‘아, 이 사람들도 갇혀있구나'라고 느꼈다"고 회상했다. 신 교수는 “결국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을 좀 더 주체적이고 인간적으로 만드는 게 진보"라며 “선량하게 살기에는 너무 어려운 사회, 점점 더 옆 사람들을 제치고 더 모질게 살아갈 수밖에 없는 사회는 좋은 사회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신 교수는 또 완강한 보수구조와 제도권 언론들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신 교수는 “홍세화씨가 ‘상식적인 신문’과 ‘몰상식한 신문’을 분류했는데, 순전히 양적으로 말하면 가장 많은 사람과 공유하는 게 상식적인 신문이고 소수가 접근하면 몰상식한 신문"이라며 “이른바 조·중·동으로 대표되는 우리나라 보수언론들이 많은 독자들을 확보하고 있다는 사실은 이들이 대변하는 보수구조가 그만큼 완강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신 교수는 “보수구조가 완고해 보수신문이 주류담론을 구성하고 있다"며 “잘못된 보수구조를 바꾸기 위한 행동이 바로 언론운동이고 이는 지식인이 담당해야 되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신 교수는 끝으로 ‘자신이 하고 싶고, 잘하는 일을 오래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신 교수는 “지금까지 나는 옆에서 누가 ‘이것을 해야 된다’거나 ‘같이 하자’ 해서 했다가 혼만 나고 지겹게 살았다"며 “이제는 남들이 하자는 것이 아니라, 내가 꼭 하고 싶은 것을 하려고 한다. 내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 내가 가장 오래 견딜 수 있는 것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아울러 신 교수는 “중추구조를 빼앗아 온다고 사회가 바뀌는 것은 아니다. 가까운 역사에서 또다시 무산된 경우를 얼마든지 보지 않았나"라며 “사회를 바꾸려면 그 자체가 보람 있고 자부심 느낄 수 있는 일들을 찾아 오래 견뎌야 한다. 목표달성보다는 운동자체를 예술화하고 인간화하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종화 기자 sdpress@med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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