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 - 무덤
얼마전까지는 잘 돌보던 무덤인듯
잔디가 그 주변을 덮고 있습니다
무덤 중간쯤에 막 아카시아 나무가 자라고 있습니다
겨우 손가락 굵기인걸 보니
그놈이 거기 와서 산지는 일이년이나 됐을까
무덤을 돌보던 자손은 이제
무덤을 찾아오지 않나봅니다
무덤 속의 주인이 처음 땅에 묻히고
그의 벗들이 달기야 소리를 내며 흙을 밟고
곱게 다지던 잔디들이 이제
주변의 풀나무들과 섞이기 시작합니다
한동안 잡초가 들어설 수 없고
나무 뿌리가 박히는 걸 막던 손들이 잦아들고
이제 비로소 무덤이 산의 일부가 됩니다
숲의 일부가 됩니다
이 무덤이 무덤인지 알아볼 수 없게 될때 쯤
저의 무덤에도 아카시아가 다가와 묻겠지요
여기와서 살아도 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