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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숲 - 바람이 멎지 않는다

붉은 천에 '한라산 통곡소리'라고 썼다
거친 붓으로 거친 마음으로
쓰는 동안 밖에 바람 부는지 아지못했다
깃발이 완성되는 동안
바깥에서 들려오는 소리 듣지 못했다

깃발의 위쪽에 봉을 끼우고
끈을 묶어 대나무에 건다
언덕에 올라 깃발을 세운다
그것이 나를 세우는 것이라고 말하지 못하겠다

그러한 관념의 유희는 이제 버려야 할때
나는 단지 네가 고요해지기를 기다려
사진을 찍어야 하는 것이다

바람이 멎지 않는다
한라산 통곡소리가 멎지 않는다


*제주 4.3관련 깃발 작업을 하게 되었는데 그때의 일을 썼습니다.
사진은 회원방에 걸어 놓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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