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 - 차가운
우체국 화장실은 깨끗하다
변기위에 자동센서가 붙어있다
물을 아껴써야 한다는 생각에
수동식 스위치를 잘 누르지 않았던 나는
그 자동 센서가 부담스럽다
쑤아!
그 놈은 폭포 쏟아지는 소리를
두번씩이나 퍼붓는다 끄윽
왔느냐고 외치는 소리와
잘가거라 하는 소리에
나는 잠깐씩 디지털 시대의
폭포에 감전되곤한다
꺼지는 소리에 가까워질때
나는 내 몸에서 뭔가가 꺼지는 느낌을 받곤한다
숲에는 자동이 없다
숲을 거닐다 바지를 내리고
오줌을 눌때 토도도독 소리가 나는 동안
나무 숲 사이로 멀뚱한 눈을 두리번 거리는 것이다
그 순간 어쩌면 내몸이 커다란
자지가 아닐까 생각이 든다
대지를 향하여 자지를 드러내는
먼 쾌감을 잃어버린 몸뚱아리 전체가
잠시 거대한 숲거웃의 중심에서
하늘을 향하여 솟은 성기가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