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변덕

by 신복희 posted Apr 11,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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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사무소에서는 일하다가 고개만 들면 창너머로 산이 보입니다.
진달래가 만개해 온통 붉었는데 오늘은 내리는 빗줄기 때문에
희미하기만 합니다.

벚꽃놀이 따로 갈 것 없이 길에 나서기만 하면 반기던 벚꽃이
오늘은 땅바닥에서 비를 맞고 있습니다.
깨어진 아스팔트 틈새로 얼굴 내민 보라빛 제비꽃도 고개 숙인 채
비에 젖습니다.

며칠동안 우리집 좁은 마당에 묘목이랑 꽃나무를 사다 심으며 앞으로 내가 가질
시골생활을 내다 보면서 즐거워했습니다.
뿌리째 뽑힌 서울생활도 마당에 꽃을 심으며 살다보면
보상 받을 수 있을 것이라 믿었습니다.

서울에서 만난 것이 선과 면과 벽이었다면 시골에서 만나는 것은
모두가 점입니다.
점은 선이 되기 전의 형태입니다.
점은 선보다는 따뜻했습니다.
그러나 점 안에 숨은 사랑과 미움까지 이해하려면
아직 한참은 걸릴 것 같습니다.

벌써 서울이 그립습니다.
서울서는 시골이 그립더니 여기 오니 또 서울이 그립습니다.
즐거워하다가 그리워하다가 하다가하다가......
시간을 보내노라면 단단한 시골 아줌마가 되겠지요.
내일 '함께읽기'에 갈 수 있는 사람들을 부러워하면서 소식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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