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대상 게시판

청구회추억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나무야나무야
더불어숲
강의
변방을 찾아서
처음처럼
이미지 클릭하면 저서를 보실 수 있습니다.

숲속의소리

2003.04.19 09:48

숲 - 무덤들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숲 15            -무덤들

이제 막 장례를 치른 무덤에서
묘비명이 반쯤 흙에 묻힌 무덤까지
잔디가 예쁘게 자란 무덤에서
참나무가 불쑥 솓구쳐 오른 무덤까지
숲의 입구에서 날망에 이르는 동안
나는 한 사람의 생애를 만나고
한 가문의 영광과 쇠락을 만나고
한 나라의 건설과 멸망을 더듬어보게 된다
생각은 제멋대로 자라 허무허무하다가
나약한 숙명론에 이르곤 하지만
시간의 거울처럼 나의 먼 과거와
미래를 보여주기도 하지만
나의 발길을 붙잡고 한참을 놔주지 않는 것은
이런 경우이다.
멸망하여 사라지는 것들의 모습과
묵묘를 겹쳐 생각하며
잡초가 무성하여 이제는
잊혀지고 버려진 줄로만 알았던 무덤에
어느날 문득 놓여진 소주병과 술잔 말이다
여리디 여린 조팝꽃 세가지를 꺾어다
잡풀 사이에 고요히 내려다 놓은 것
무덤인지도 확실치 않은 저 흙더미를 향하여
마지막 남은 축복을 내리 쏟는 저
반쯤 남겨진 술병과 조팝꽃 말이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3325 숲 - 동행 김성장 2003.04.09
3324 '고들빼기' 달선생 2004.08.05
3323 "신영복"을 읽고서. 새벽별 2011.07.23
3322 '일용잡급직'이 학점준다면 지식배달사고!(오마이뉴스) 이명옥 2007.09.24
3321 22. 점선뎐! 9 좌경숙 2011.06.09
3320 30. “이건 글이 아니다. 타자 일 뿐이다.” 5 좌경숙 2011.08.04
3319 No problem No spirit 18 박재교 2004.06.04
3318 SBS 스페셜 '금강산 사색' 7 달선생 2007.07.02
3317 [잡담 2] 늘보 이야기 1 유천 2006.09.25
3316 가을 산방 여행 달선생 2004.09.19
3315 고마운 선물 그리고 생각없는 교육에 대하여... 3 레인메이커 2003.05.17
3314 그 나물에 그 밥인 줄 몰랐다. 양철북 2008.05.23
3313 김정아님 ! 고맙습니다. 시청자 2004.09.06
3312 나무 ? 너도나무 2003.07.26
3311 내 마음속의 고래 1 고래를 위하여 2009.06.26
3310 내린천을... 5 좌경숙 2005.08.27
3309 누구를 위한 수련회인지.. (아이들에게 미안합니다) 3 레인메이커 2003.04.17
3308 덜무드 오무쿠 신부 초청 <생명, 우주, 영성> 강연 안내 모심과 살림 연구소 2006.02.02
3307 멀리 계신 l.t.kim 선생님께 부탁 한 말씀! 문봉숙 2006.08.29
3306 발을 씻어 드릴 수 있는 마음으로 ^^* 1 레인메이커 2003.04.23
Board Pagination ‹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 167 Next ›
/ 167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