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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속의소리

2003.07.07 16:41

강릉에서의 이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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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선기 선배의 안내로 진~짜 경포대(臺)에 갔었습니다.

몇 번 경포해수욕장에 갔었지만, 경포대에 오/르/긴 처음 이었습니다.

하늘에 뜬 달/ 바다에/ 호수에/ 술잔에/ 그리고 님의 눈동자에 어린, 다섯개의 달

이야기는 이 누대에 올라 들어야 참 맛을 알 수 있을 듯 합니다.

누대엔 이곳을 들렀던 조선시대 여러 문인들의 글이 남겨져 있었습니다.

그 중 누대 가장 높은 곳에 걸려있던 7언 절구의 한시 한 편을 소개합니다.


汀蘭岸芷宇西   물가의 난초 언덕의 어수리 동서를 둘렀고
十里煙霞映水中   십리 경포호에 연기와 노을 수중에 비치네.
朝애夕陰千萬像   아침 물안개에 가려지고 저녁 황혼에 어스름한 천 만가지 풍경
臨風把酒興無窮   바람 앞에서 술잔을 잡으니 흥취가 끝이 없어라.

누구의 작품인가 살펴보니, 조선 19대 임금인 숙종이 지은 시라고 적혀 있습니다.

그래서 제일 높은 곳에 걸려 있었나 봅니다. 그런데 만약 숙종어제라는 글이

없었다면 아마 이것이 일국의 왕의 작품인지 몰랐을 것입니다.

저는 이 시에서 "왕"의 모습이 느껴지기 보다는 그냥 한 사람의 "시인"의

모습이 느껴졌습니다. 경포호의 아름다운 풍경을 잘 그려낸, 술과 바람으로

운치를 더한 그런 낭만적인 시인의 작품으로 맛이 있습니다.

그러나 역시 그가 앉아있던 "왕"이라는 자리를 생각하면

이 시가 단지 음풍농월에 그치지 않고

결국엔 與民樂을 -이 좋은 곳의 풍경과 즐거움을 백성과 더불어 즐기겠다는 것을-

노래해야 되지 않았을까하는 생각해봅니다.

*********
좋은 곳에 가면 마음 한 편에서

이 좋은 곳에 더불어 함께 오지 못한 많은 얼굴들이 생각납니다.

이번엔 이런 생각을 무척이나 자주해야 하는 그런 여행이었습니다.



이번 강릉행에 좋았던 일들은 가슴에 고이 담아두고

아쉬웠던 두 가지만 말한다면,

하나는, 저녁 강문 바닷가에서의 술자리. 아니 기분좋게 취하려고 마시는 술인데,

술상 바로 앞에 펼쳐진 푸른 바다와 파도소리때문에, 싱싱하고 푸짐한 안주,

그리고 함께한 그 사람들 때문에 마셔도~ 마셔도~ 취하지 않는 것이 었습니다.

그런 밤은 취해도 좋았을 텐데...아쉬웠습니다.

또 하나 아쉬웠던 것은, 유선기 선배가 저녁에 회, 다음 날 점심에 초당두부, 그리고

선교장, 썬쿠르즈 등의 입장 비용을 모두 낸 것입니다. 그러지 않게 하려고 했는데

도... 그런데도 자꾸만 더해주려는 선배, "그저 노래처럼 가뿐하게 갔다 오려는"

우리들의 계획이 안지켜져 아쉬웠어요. 선배^^

*********

선기형, 형수님, 그리고 한울아~  그리고 함께한 꽃다발과 안티꽃다발^^

모두 즐거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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