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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어릴 때 아버지가 돌아가셨기 때문에
제 삶에서 아버지의 자리는 늘 비어있었던 것 같습니다.
입학식, 졸업식 이런 날들이면 참 외롭고 쓸쓸했습니다.
다른  친구들은 아버지나 어머니 또는 가족들과 사진도 찍고
짜장면도 먹으로 가곤 하는데 참 부러웠지요.
그래서 저는 아버지의 사랑이 뭔지 잘 모릅니다.
이런 제가 엊그제 한 아이의 아버지가 되었습니다.
지난 일요일 낮 2시 4분에 아빠와 엄마 닮아 조금 작긴 하지만
건강한 사내 아이가 엄마 뱃 속에서 나와 저와 만난 거지요.
산모와 아이 모두 건강하고 어제부터 산후조리원에서 몸을 풀고 있습니다.
바라던 자연분만과 모유 수유도 뜻대로 순조롭게 잘 되어서
여러 가지로 참 일이 잘 풀린 것 같습니다.
진통이 오고 입원해서부터 분만실에서 분만할 때까지
저도 죽 같이 있으면서 한 생명이 탄생하기 까지의 과정을
직접 지켜 보고 경험했습니다. 좋은 경험이었던 것 같습니다.
아이는 태어날 때 크게 찡그리거나 고통스럽게 울지 않았고
평온한 모습, 평온한 얼굴로 우리(저와 아내)와 만났습니다.
아직 이름은 짓지 않았지만 (어른들 의견도 듣고 정할려구요)
그냥 집에서 부를 이름은 하나 정했습니다.
바위를 뜻하는 '바우'가 그 이름입니다.
발음이 부드럽고 쉬우며, 한 번 들으면 쉽게 기억할 수 있고
또 어디를 가더라도 흔하게 볼 수 있으면서도
세월이 흐르고 세상이 변해도 흔들림없이 든든한 모습으로
제 자리를 지키는 바위같은 사람이 되라고...
'조바우'라는 이름을 생각했는데 어른들은 시큰둥한 반응들입니다. ^^
출산 전까지는 '깊은 강'같은 아이가 되라고 그냥 '강'이라고 불렀는데
이제 출생신고도 해야 하니 진짜 이름을 정해야 하는데
이름 짓는 일도 만만치 않고 어렵네요. ^^
아무튼 집에서는 그냥 '바우'라고 부를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참, 그리고 한가지 생각나는 게 더 있네요. ^^
요즘 보건의료노조에서 곧 파업을 할거라는 뉴스가 나오는데
그들의 근무 조건과 상황을 엊그제 우연히 밀착해서 지켜보니
정말 엄청난 격무대요.
병원마다 또 진료 과목에 따라 다를 수 있을 것 같지만
어제 제가 본 산부인과 전문병원의 분만실에서 근무하는 간호사들은
정말 엄청난 격무에 시달리고 있었습니다.
저희가 아침 7시 20분에 입원해서 오후 2시에 분만을 끝냈고,
3시쯤 입원실로 옮겼는데... 그때까지 분만실 간호사 3명이
분만 대기실을 거쳐 분만실에서 분만을 끝낼 때까지 돌보며
온갖 일들을 했었고 그때까지 받아낸 아기들이 총 7명이었습니다.
그러니 그 간호사들 단 몇분도 앉거나 쉬지를 못하고
3시가 될 때까지 점심조차 못 먹더군요.
그야말로 일에 일이 꼬리를 무는 그런 격무였습니다.
누구라도 그런 상황과 조건에서 일을 한다면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엄청난 스트레스가 쌓일 수 밖에 없겠다는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처음에는 이 병원 간호사들은 왜 이렇게 퉁명스럽고 불친절하나 하고
굉장히 불쾌했는데,
우연히 그들의 근무를 옆에서 밀착해 지켜보고 나니
간호사들 자체가 불친절한 사람들이어서 그렇다기 보다는
병원의 근무 조건이 너무 열악한 구조여서 그렇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모든 것 그리고 언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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