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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속의소리

2003.07.24 01:35

위기와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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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의 삶이 순탄할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주위를 보면 누구나가 자신만의 문제에 고민을 하고 살기 마련이다.
어떻게 해결하는가에 대해서는 자신의 역량과 노력에 달려있을 것이다.

지금 내가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곳에서
매일 얼굴 보고 부대끼는 사람들과 생활하다 보면
서로에 대해 작은 고민까지 들여다볼 수 있음을 알게 된다.
처음에 가졌던 그 서먹함은 어느새 사라지고
어느덧 무심결에 나오는 농담을 주고받으며 따스하게 웃고 있다.

나의 고민을 그들에게 털어놓았다.
그들은 내가 미처 생각지 못한 부분에 대해 시야를 넓혀주었다.
그래서 혼자 생각하는 것보다 주위에 도움을 청하고 대화하는 방법이 좋은가보다.

우리집은 저소득층 모자 가정이다.
굳이 드러낼 필요 없는 사실이지만
한 때 난 이러한 상황에 대해 위축감과 우울함을 많이 안고 살았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제는 이것이 부끄러워 할 일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중요한 것은 내가 처한 상황을 어떻게 극복해 나갈 것인가 하는 점이다.
당장 가진 돈이 없어서 카드빚을 져가며 우리를 키워오고 가르쳐 오신 어머니...
불행했던 결혼생활과 생계 걱정으로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마음에 큰 병이 들어버렸다.
이런 것을 이제서야 조금씩 깨달으며
나는 내가 무엇을 하면 좋을지 고민에 빠지지 않을 수 없었다.
돈을 버는 것 외의 다른 일들은 모두 사치로 느껴졌다.
왜냐하면 지금 당장 배가 고프니까...
무엇을 하려 해도 선뜻 결정할 수가 없었다.
생각하고 또 생각한 끝에 우선 순위를 정한다.

과장님이 그러셨다.
'돈은 돈을 낳고 빚은 빚을 낳는다.'
나도 그걸 체험했다.
그래서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빈부의 격차가 줄어들 수 없다는 사실도 조금은 안다.

나의 고민에 대해 그들은 이렇게 제안한다.
'선택은 네가 하는 것이지만, 나라면 휴학을 하고 돈을 벌겠다.'
휴학은 생각하기도 싫었었다.
돈은 학업을 마치고 졸업한 후에 제대로 벌기로 작정했었다.
하지만 가만히 두면 계속 불어날 카드빚에 대한 심적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휴학을 해야 할 것 같다.
정말 그래야 할 것 같다.
그래야 나중에 다시 학업을 시작할 때도 돈 걱정 없이
편안한 마음으로 공부할 수 있을 것 같다.
얼마전 아파트에서 투신 자살한 모자가족의 현실이
우리집의 현실과도 그리 무관하지 않음을 안다.
또한 내가 알지 못하는 수많은 영세민들과 노동자들...
그들은 하루 생계를 위해 평생 고된 노동을 하며
왜 이렇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해 고민할 여를도 별로 없다.

아직 난 내가 하고 싶은 일(기본적인 생활을 유지한 상태에서
누릴 수 있는 여가를 의미한다)을 마음대로 하며 살아가기에는
서두른 감이 없지 않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평생을 그렇게 살게 될 것이라고는 생각지 않는다.


사람들이 내게 자주 해주는 충고가 있다.
'좀 더 자신감을 가지고 살았으면 좋겠다.
넌 충분히 그럴만한 가치가 있는 사람이니까.'

난 아직도 고민의 늪에 빠져있다.
최선의 방법을 끌어낼 것이다. 조만간...
한 집단을 유지하고 이끌어 나가는 과정에서
나의 사소한 걱정에 한 선배가 해주신 말이 떠오른다.

'위지이자 기회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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