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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속의소리

2003.08.04 09:21

품앗이가 아닐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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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막내 누님댁을 찾았습니다. 임신한 누님가 걱정된다는 이유여서인지 내내 좌불안석이었습니다.
기침인지 구역질인지 구별이 안되는 구토와 어지러워 내내 누워만 있는 모습이 무척 안쓰러웠지만 무엇보다도 먹지 못하는 괴로움은 본인은 물론 함께 하는 이들 역시 고역입니다.
늦은 저녁에 둘째 누님 내외도 자리를 같이 했습니다. 닭죽을 끓여 와 내놓는 정이 동생임은 물론이거니와 여자로서의 동병상련임을 능히 알수 있었습니다. 몇 숟가락 못뜨는 막내 누님 앞에서 따뜻한 닭죽을 먹는 것이 차마 못할 일이라 생각했는데, 이렇게 여럿이 함께 먹어줘야 임신부가 한숟가락이라도 뜨게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닭죽을 옆으로 하고 삼겹살을 함께 하면서 이어지는 대화는 임산부를 둘러싼 한번쯤은 다들 들어본 이야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한겨울에 복숭아를 찾는 둘째누님 앞에 "황도, 백도"를 내놓자 딱딱한 복숭아가 아니라고 퇴짜를 놓았다는 얘기며, 일요일 늦은 저녁, 자주 이용하던 야식집과 식당이 모두 영업을 하지 않자, 미안함과 쑥스러움을 무릅쓰고 근처 모텔에 전화를 해서 새로운 야식집을 알아냈다는 얘기는 남자들의 군대 얘기만큼 진부하면서도 그 급박한 심정만큼은 충분히 이해가 되었습니다.
그렇게 4년과 17년을  맞는 두 커플과 함께 한 자리는 이제 한 사이클 정도 된 커플의 풋풋한(?) 다툼과 몇 사이클의 질곡을 함께 해 이제는 생각마저 공산화가 가능한 커플을 볼수 있는 모처럼 유익한 자리었습니다.
돌아올때까지 누님의 구토는 계속되었지만 막내누님 부부를 보며 오늘의 이러한 추억 하나가 훗날 어려움속에서도 서로에게 끊임없는 믿음과 이해를 가능하게 하는 품앗이 같은 것은 아닐지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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