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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희 누님, 댁내 두루 평안하고  사시는 동네 또한 두루 평안하신지요?

보건소에 있었던 해프닝들은 전적으로 세상물정을 모르는 복희누님의 잘못입니다.

한마디로 공공근로는 아들 세대가 하는 공익근로와도 다릅니다.

공공근로는 한푼이라도 아쉬운 고령 실업자가 주로 나오는 것이고,
공익근로는 한푼도 안주고 군대 안보내는 대신 강제로 일 시키는 것입니다.

그래서 관공서 직원들은  공공근로는 일할 것도 없는 사람을 일 만들어서 일시킨다고 생각하고, 공익근로는 어차피 군대보다 편한 데 왔으니 궂은 일 시켜도  무방하다고 생각합니다.  

우스개로 공공근로는 제 발로 찾아온 관노(官奴)고, 공익근로는 강제로 끌려온 관노인 셈입니다.

공공근로가 삐져서 일 안나오면 일당과 주월차 수당이 까지지만, 공익근로는 하루 더 일해주면 그만입니다.  

그래서 공익근로에게는 비위를 마추어주려고 책상도 주고 컴퓨터도 줍니다.

공공근로중에도 사무보조가 있긴 있지만 대개는 사회적 불만이 고조되고 있는 청년 실업자에게 배정되고 있습니다.

복희누님의 경우는  가로변 제초작업이나 하수구 정리  같은 야외작업에 배치되는 게 정상인데 보건소 같은 실내작업이 주어진 것을 보아, 보건소 직원이 누님을 뭔가 빽쓰는 사람으로 보아 선입견을 갖은 것 같습니다.

누님의 글을 읽으며 보건소 풍경을 그리면서 웃음이 나옵니다.
그 보건소 직원이 누님같은 사람을 만나서 얼마나 황당해할까 하면서 말입니다.

"나는 동료라고 생각했던 간호사가 꽥 소리를 지르며 못 만지게 했다.
내가 공공근로라는 사실을 일깨워 준 사람이었다."

그 간호사가 누님에게 참 중요한 것 가르쳐 준 겁니다.

'착각하지 말고 항상 처지를 잊지 말라'고요.

전번 일주일간 초상집 세군데를 다녀왔습니다.
그 중 한군데는 동창이 죽어서 갔는데 요새 시끄러운 사건과 연관되어 검찰에 불려다니다 과로와 스트레스로 지병이 악화되어 급사하였습니다.
동창들과 그  회사 사람들과 밤새 얘기를 들으면서, "이 친구들과  나는 20년간 아주 다른 길과 인생을 살아 왔구나 !"를 절감했습니다.

한마디로 강남이라는 데는 보통사람들에게는 전혀 이해가 안되는 사업과 축재방식, 소비생활, 인간관계 등이 횡행하고 있는 곳입니다.

그리고는 내 주변에 내가 미워하던 사람조차 다 예뻐 보여졌습니다.

내 주변에 쫀쫀한 놈, 비비는 놈, 코앞의 이익만 쫓는 놈, 0도 없으면서 거만한 놈 모두가 그래도 괜찮은 놈이구나 하며 뽀뽀라도 해주고 싶은 심정입니다.

이것들이 능력이 더 있어서, 집안 잘 만나서 강남에 가서 사고 쳤더라면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민폐를 끼쳤을까 생각을 하면 내 주변서 부대끼고 살아가면서 별볼일 없이 살아가는 것 자체가 감사할 뿐입니다.

복희누님,
누님이 섭섭해하는 사람들 멀리 못가게 누님이 껴안고 사십시요.

그런데 누님,
그 사람들이 누님때문에 그동안 아무 생각없이 잘 유지해왔던 평안이 깨지는게 아닌지 모르겠습니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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