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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부터 학교가 뒤숭숭했다.

오늘의 주인공은 역시 퇴직을 얼마 남겨 두지 않으신 교장선생님이시다.


사건의 발단은 밤을 따러 가는 농촌체험활동에서 시작된다.

당신께서는 밤이 영글지도 않은 9월 2일에 전교생 1200명을 데불고 가평 밤 체험농장에 가시자고 하셨다.

물론 선생님들에게 최소한의 의견을 받는 과정을 생략한 채..

그저께 답사를 다녀 온 선생님은

답사를 시작하기 전부터 어지간하면 좋다고 하라는 압력아닌 압력을 받으며 거센 빗줄기를 가르며 농장에 다녀오셨다.

하지만 선생님은 밤이 잦은 비와 나쁜 기상 조건때문에 파랗다 못해 밤이라 할 수 없는 것들만 보고 왔노라고 솔직히(?) 보고를 했다.


그럼에도 교장선생님은 긴급(?) 부장회의를 소집.

빨리 가정통신문을 작성해서 전교생들에게 나눠 주시라고 어명을 하달하셨다.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대다수 부장선생님께서도 도저히 이번 일만은 그냥 넘어 가지 않겠다고 하셨다.

동학년 회의에서도 이 일은 절대 안된다고 의견이 모아졌다.

하지만 역시 충성이 몸에 밴 사람은 있기 마련이다.

각 학년마다 조사한 체험활동 찬.반 결과는 그럼에도 4학년을 뺀 모든 학년이 동참하지 않기로 했다.

결과적으로 보면 이는 봉건적 영주에게 거둔 승리인 듯 싶다.

하지만 그 실체를 조금만 살펴보면 이는 어설픈 타협이었다.



진노하신 교장선생님이 갑자기 온화(?)해지시고, 우리의 안을 받아들인 것은 교육청 장학사의 힘이었단다.

밟히면 결국 일어서는 풀처럼 잇따른 강압에 결국 어느 선생님께서 교육청에 전화를 하신거였다.

그래서 희망하는 교사반만 체험활동을 떠나라는 권고안을 교장선생님께서 수용하신거다.


수련회 문제, 전교 어린이회의 임원 어머니 문제, 각종 교육기자재 선정및 집행 문제 ...

사실 그 어느 것 하나 믿을 수 없다는 게 비극적이다.



개똥 세 개를 드려야 할 터인데..

솔직히 망설임이 든다.


최소한 아이들의 돈만큼은 철부지 어른들이 손 대지 않았으면 ..

나는 교직이 정말 좋아서 뛰어 들었는데..

그 길을 비참하게 더럽히는 선배(?) 아닌 선배가 부끄럽다.

아니 언제나 옳은 길을 가야한다고 아이들 앞에서 당당히 이야기했던  내가 더 부끄럽다.




그렇게 2학기는 비장하게 시작되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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