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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매미'가 지나간 자리에 큰 피해는 없으셨는지요?

울진의 채상근님을 기억하시나요?
3년전 정선 소풍때 혜리와 현우랑 부인 서순화님과 함께 참석했던 나무님인데,
최근 본사 발령을 받아서 서울에서 홀로 근무중이랍니다.
반가운 마음에 내일 저녁 시간이 되는 나무님들과 함께 만나고 싶습니다.
그간 얼굴 본 지 오래된 나무님들도 함께 봤으면 좋겠죠?

0 일시 : 9월 23일(화) 저녁 7:30

0 장소 : 인사동 '예나지나'(736-9239)
           - 인사동 사거리,공화랑 옆건물,인사동 8길 안쪽
            
0 연락처 : 이승혁(019-314-6468), 주성춘(017-725-2527)

벌써 3년전 정선 소풍이지만, 어제일인 듯 생생하네요.
정선소풍을 다녀와서 채상근님이 게시판에 올린 후기를 소개합니다.

====================================================================

더불어 숲이 있었네
- 정선 소풍을 다녀오며


질긴 사람들이 살았었네
하루살이 같았던 짧은 삶들이
비탈진 산허리에서 무너져 내리고
아침과 밤이 연속되던 검은 땅
함백 예미역에 하얀 이름표를 단
사람들이 하나둘씩 내린다

흉흉한 서러움으로 아직도
긴 겨울 녹지 않은 눈처럼 남아있는
관짝 같은 몇 채의 관사들
산비탈 돌밭에서 잘 견디며 자라나는
하얀 무 같은 예미 마을사람들과
마주치는 부끄러운 눈길

철모르는 자식들을
낯선 땅 낯선 사람들 속에 내밀었다
그 때도 그랬을까
돈벌이를 위해 여기 함백으로 사북으로
어린 자식들을 앞세우고
울퉁불퉁한 보따리를 머리에 이고
멀찌감치 뒤따라오는 마누라를
비탈로 끌고 올라가야 했던 그 때
나는 지금 내가 살아가는 고민들을
그 때의 그대들에 대한 그리움으로
밤을 새며 술을 마셨다

미제자본이 슬쩍 끼어 들어와
불빛 아래 몸부림을 치며 흔들리는
우리들은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느냐고 물었다
자꾸만 가벼워지는 막걸리 술주전자
졸린 눈을 비벼대며 쓰려졌다

정선아리랑 학교로 가고 있었다
가장 작은 교실 두 칸의 매화분교
진용선 시인은 아직도 아리랑을 가르치며
우리들은 아리랑 고개 같이 높은
농구꼴대를 세울 땅을 팠다
농구꼴대는 세워지고
시골 작은 아리랑학교 운동장에서 부르는
니칠자나 내팔자나 정선아리랑 가락은
언제나 끝나려나

돌아서 돌아서 뗏목을 타고
한양으로 가던 길목의 아우라지는 변해 있었다
관광객을 위해 한강의 유람선을 꿈꾸는
아우라지는 다시 만들어지고 있었다
이제 다시 돌아가야겠다
사람들을 만나는 시간들은
끊어질 줄 모르고 질기다
헤어짐에 아쉬운 사람들은 다시 질긴 끈을
서로에게 악수처럼 엮으며
돌아들 갔다
아까 왔던 그 길로
어제 왔던 그 산길로

=======================================================
더불어 숲, 소풍을 다녀와서 짧은 흔적을 처음으로 남깁니다.
어린자식들 혜리, 현우를 데리고 가서 불편을 끼쳐드리지
않았는지 모르겠습니다.

준비해주신 안창용 선생님, 그리고 주성춘 선생님 등 등
정말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처음 만났던 분들에게 남다른 애정으로 살아가겠습니다.
오래도록 기억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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