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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속의소리

2003.10.11 13:19

아프냐? 나도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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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 오면 기분이 마뜩지 않을 때가 많다.



운동회 실시 3일 전에 자신이 결정내린 일정을 전면 바꾸고

어제 교무회의에서 구차하게 변명을 늘어놓는 학교장의 안쓰러운 모습.

더불어 뒤에서는 무성하게 뒷담화를 열어가면서

막상 이야기해야 자리에서는 아무 소리 못하는 일부 선생님들의 쓸쓸한 모습..

'말할 수 없는 것에 대해서는 침묵해야 할 진데...'




학교장의 독선도 독선이지만

내가 안타까웠던 것은 그 독단에 대해 침묵으로 방조하는 분위기였다.

행여 교무회의 석상에서 내가 또 이야기나 하지 않을까 하고

노심초사하는 몇몇 선생님들의 애처로운 마음 씀씀이에 대해

나는 그저 미소만 건내 드렸을 뿐이다.





철부지 어른들과의 관계에서 느끼는 처연함은 아이들과 함께 하면서 다행히 씻겨 내려간다.

지난 토요일에는 수업이 끝나고 청소시간에 개구장이 녀석들이 장난을 치다 유리를 깼다.

그 때 내가 제일 먼저 아이들에게 건낸 말은

"다친 데 없냐?"

아이들은 놀란 마음에 움츠려든 채 다친데가 없다고 했다.

나는 "그럼 됐다. 유리 조각은 내가 치울 터이니 쉬라"고 했다.



유리창을 치우면서 의외로 기분이 좋았다.

솔직히 교무실에서 일하다가 사고 전화를 받았을 때는 '또 사고야' 하고 짜증이 울컥 솟았으나, 막상 기죽은 아이들을 보면서 꾸지람보다는 격려가 낫겠다는 생각이 들고, 모난 소리보다 따뜻한 이야기로 아이들 스스로 잘못된 점을 헤아릴 기회를 열어 주었기 때문이다.


학교내에서 일어나는 어처구니 없는 일들로 한없이 작아만 졌던 마음이 아이들 덕분에 조금은 틔워진 듯 싶다.

한결같이 장난치고 사고치는 녀석들과 나는 앞으로도 즐거운 사고 아닌 사고를 만들어 가야겠다 ^^*



아이들은 다 집에 가고

텅빈 교실에 앉아서

각박하게 좁아졌던 마음을 열어가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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