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대상 게시판

청구회추억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나무야나무야
더불어숲
강의
변방을 찾아서
처음처럼
이미지 클릭하면 저서를 보실 수 있습니다.

숲속의소리

2003.10.19 20:40

시 - 꽃나무

댓글 4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꽃나무

도종환


꽃나무라고 늘 꽃 달고 있는 건 아니다
삼백예순닷새 중 꽃 피우고 있는 날보다
빈 가지로 있는 날이 훨씬 더 많다
행운목처럼 한 생에 겨우 몇번
꽃을 피우는 것들도 있다

겨울 안개를 들판 끝으로 쓸어내는
나무들을 바라보다
나무는 빈 가지만으로도 아름답고
나무 그 자체로 존귀한 것임을 생각한다

우리가 가까운 숲처럼 벗이 되어주고
먼 산처럼 배경 되어주면
꽃 다시 피고 잎 무성해지겠지만
꼭 그런 가능성만으로 나무를 사랑하는 게 아니라
빈 몸 빈 줄기만으로도 나무는 아름다운 것이다

혼자만 버림받은 듯 바람 앞에 섰다고 엄살떨지 않고
꽃 피던 날의 기억으로 허세부리지 않고
담담할 수 있어서 담백할 수 있어서
나무는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다운 것이다

꽃나무라고 늘 꽃 달고 있는 게 아니라서
모든 나무들이 다 꽃 피우고 있는 게 아니라서

  1. 동화 '꽃들에게 희망을'이 생각나는군요.

    Date2003.10.19 By정재형
    Read More
  2. 꺼꾸로 걷는 사람들이 보고싶다.

    Date2003.10.15 By솔잎
    Read More
  3. 어리석은 자의 우직함이 세상을 조금씩 바꿔 갑니다

    Date2003.10.16 By카미
    Read More
  4. 마지막 축구화

    Date2003.10.18 By김무종
    Read More
  5. 삼가 명복을 빕니다.

    Date2003.10.19 By소나무
    Read More
  6. 노무현정권이 또 죽음으로 몰고갔다(펌)

    Date2003.10.18 By육체노동자
    Read More
  7. 시 - 꽃나무

    Date2003.10.19 By혜영
    Read More
  8. 정연경선배님의 어머님 팔순잔치 안내

    Date2003.10.21 By나무에게
    Read More
  9. 부탁의 글.....

    Date2003.10.21 By배형호
    Read More
  10. [내 좋아하는 시] 길 - 김기림

    Date2003.10.22 By장경태
    Read More
  11. 토요일 있을 함께읽기를 기다리며

    Date2003.10.23 By함께읽기
    Read More
  12. 쓸쓸한 시대의 기도

    Date2003.10.24 By조원배
    Read More
  13. '손가락으로 하늘가리기'는 이제그만

    Date2003.10.24 By정재형
    Read More
  14. 조카 이름 짓기

    Date2003.10.24 By웃는달
    Read More
  15. 백두산을 함께 나누며

    Date2003.10.25 By레인메이커
    Read More
  16. 조폭이 되고자 한다

    Date2003.10.27 By육체노동자
    Read More
  17. 선생님 글을 받고 싶어서...

    Date2003.10.27 By고영홍
    Read More
  18. 이 문명의 세상에서

    Date2003.10.27 By소나무
    Read More
  19. [re]죽음을 죽음이라 부르지 말자!!

    Date2003.10.28 By이명구
    Read More
  20. [re] 예수는 없다.

    Date2003.11.06 By서경민
    Read More
Board Pagination ‹ Prev 1 ...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32 33 34 35 36 ... 167 Next ›
/ 167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