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대상 게시판

청구회추억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나무야나무야
더불어숲
강의
변방을 찾아서
처음처럼
이미지 클릭하면 저서를 보실 수 있습니다.

숲속의소리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권노갑 씨가 자주가서 먹었다는 식사한끼 값이 삼십만원 했다는데
그 밥은 어떤 밥 일까?
한끼만 먹어도 며칠씩 아무것도 안먹어도 배고프지 않는 신비스러운 밥 일까?
오늘 내가 격은 내 하루를 더듬어본다

아침 6시에 일어나
세수를 하는둥 만둥
시락국에 밥 한술 말아
모래알 씹듯
까칠 까칠한 밥 숟가락 대강 물리고
고물딱지 봉고차에 얹혀 27키로나 간 내 일터
허리에 안전밸트 동여매고 안전모 턱건무새 쪼이는 것에서부터  
긴장 하지 않으면 안 될
단 한 번 이라도 실수가 용납되지 않는
다음부터 조심해야지가 절대로 통하지가 않는
높고도 높은 고소작업장 사다리타고 올랏습니다

늘상 하는 일이지만 행여 손에쥔 공구 놓칠까봐
아차 실수하여 자그만한 자재 하나라도 떨어뜨릴까봐
딛고있는 발판은 혹 삐어지지나 않을까
땀방울이 송글송글 등골이 오싹 초긴장 상태에서
불확실한 일터를 이리저리 팔려 다닙니다

휴식시간에      
바람막이 될만한 장소에 햇살 받으며 옹기종기 아무렇게나 펑퍼짐 앉아
눈을 지그시 감고 풀죽은 동료...
연신 담배만 꼬나물고있는 동료 ...
죽음의 일터처럼 입여는 이 없지만
모두가 말은 안해도
"아! 우리 노가다들은 사회적 희생물이구나!"
근로자를 보호한다는 근로기준법
주휴유급 월차 퇴직금...
우리에게는 별볼일 없는 가짜법이구나
저들에게는 공짜바라는 심뽀처럼 여기고 있음이 틀림 없구나
내 하루 몸둥아리 품값 6만원    
이러다 덜어져 죽던가 병들어 죽던가 둘중 하나겠지
죽어면 그만이겠지 이 지긋지긋 희망없는 노가다 세계는 벗어나겠지
한없는 푸념이 와작찌껄 내 귀전을 때린 듯 착각을 일으켰습니다

휴식시간이 끝났다는 신호로 호각을 획 불며
완장 찬 조장이 다가오는데 작년에 제대하여 이곳에 일 한지
여흘 된 오아무개 군이 "나 오늘 그만 둘랍니다" 중얼거리듯 이 말을 남긴체
개인공구 내려놓고 계단을 향해 가 버렸습니다

삼성전자 임원 한달 월급이 이억오천이나 되고
권노갑 한끼밥 삼십만원이나 되고
노조탄압 항거에 죽음을 선택 해야 하는 나라  
이런 자본주의는 당연히 타도 되어야 한다  

2003.10.29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2785 북소리 3 신복희 2003.10.29
» 삼성전자 임원 한달월급 이억오천 권노갑 한끼 밥 삼십만원 1 육체노동자 2003.10.29
2783 좋은 글 고맙게 읽고 갑니다. 장경태 2003.10.29
2782 더딘 느티나무-신경림 1 좌경숙 2003.10.30
2781 사랑하는 경태씨 신복희 2003.10.30
2780 세계양심 초청강연 1 - 오카베 이쯔꼬 산처럼 2003.10.31
2779 역사의 되풀이 솔씨 2003.11.01
2778 아직도 신영복 선생님은.. 이룬이 2003.11.02
2777 다시 대구나무님들에게- 제 7회 생명아카데미 "인간복제와 생명윤리" 조진석 2003.11.04
2776 안녕하세요 박시현 2003.11.04
2775 친정 어머니 6 신복희 2003.11.04
2774 너 진짜 맛나겠다. 3 소나무 2003.11.05
2773 [re] 예수는 없다. 1 서경민 2003.11.06
2772 잔디밭에 핀 이름모를 야생화 2 서순환 2003.11.08
2771 ^^ 어제 처음으로 정식 축구 시합을 가졌습니다. 2 배형호 2003.11.09
2770 오늘 하루.. 배형호 2003.11.09
2769 second 3 신복희 2003.11.11
2768 우리는 언제쯤, 1 조원배 2003.11.13
2767 우리나라가 유인우주선 발사시 예상되는 각계반응.ㅎㅎ(펌) 2 티니위니 2003.11.13
2766 신영복선생님의 강연회에 초대합니다. 임윤화 2003.11.15
Board Pagination ‹ Prev 1 ...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32 33 34 35 36 37 ... 167 Next ›
/ 167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