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임원 한달월급 이억오천 권노갑 한끼 밥 삼십만원

by 육체노동자 posted Oct 29,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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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노갑 씨가 자주가서 먹었다는 식사한끼 값이 삼십만원 했다는데
그 밥은 어떤 밥 일까?
한끼만 먹어도 며칠씩 아무것도 안먹어도 배고프지 않는 신비스러운 밥 일까?
오늘 내가 격은 내 하루를 더듬어본다

아침 6시에 일어나
세수를 하는둥 만둥
시락국에 밥 한술 말아
모래알 씹듯
까칠 까칠한 밥 숟가락 대강 물리고
고물딱지 봉고차에 얹혀 27키로나 간 내 일터
허리에 안전밸트 동여매고 안전모 턱건무새 쪼이는 것에서부터  
긴장 하지 않으면 안 될
단 한 번 이라도 실수가 용납되지 않는
다음부터 조심해야지가 절대로 통하지가 않는
높고도 높은 고소작업장 사다리타고 올랏습니다

늘상 하는 일이지만 행여 손에쥔 공구 놓칠까봐
아차 실수하여 자그만한 자재 하나라도 떨어뜨릴까봐
딛고있는 발판은 혹 삐어지지나 않을까
땀방울이 송글송글 등골이 오싹 초긴장 상태에서
불확실한 일터를 이리저리 팔려 다닙니다

휴식시간에      
바람막이 될만한 장소에 햇살 받으며 옹기종기 아무렇게나 펑퍼짐 앉아
눈을 지그시 감고 풀죽은 동료...
연신 담배만 꼬나물고있는 동료 ...
죽음의 일터처럼 입여는 이 없지만
모두가 말은 안해도
"아! 우리 노가다들은 사회적 희생물이구나!"
근로자를 보호한다는 근로기준법
주휴유급 월차 퇴직금...
우리에게는 별볼일 없는 가짜법이구나
저들에게는 공짜바라는 심뽀처럼 여기고 있음이 틀림 없구나
내 하루 몸둥아리 품값 6만원    
이러다 덜어져 죽던가 병들어 죽던가 둘중 하나겠지
죽어면 그만이겠지 이 지긋지긋 희망없는 노가다 세계는 벗어나겠지
한없는 푸념이 와작찌껄 내 귀전을 때린 듯 착각을 일으켰습니다

휴식시간이 끝났다는 신호로 호각을 획 불며
완장 찬 조장이 다가오는데 작년에 제대하여 이곳에 일 한지
여흘 된 오아무개 군이 "나 오늘 그만 둘랍니다" 중얼거리듯 이 말을 남긴체
개인공구 내려놓고 계단을 향해 가 버렸습니다

삼성전자 임원 한달 월급이 이억오천이나 되고
권노갑 한끼밥 삼십만원이나 되고
노조탄압 항거에 죽음을 선택 해야 하는 나라  
이런 자본주의는 당연히 타도 되어야 한다  

2003.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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