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많이 차다.
일본에 가져갈 예쁘게 포장한 선물(?) 꾸러미를 보면서 마음이 환해진다.
어제 저녁에는 공부를 하고 있는 벗들을 만났다.
자정 가까운 시간 집 앞 독서실로 공부를 하러 왔단다.
집에서 어머니께서는 고구마며 바나나 그리고 귤, 우유 등을 챙겨주신다.
추운데 공부하느라 수고한다시며..
그렇게 정성스레 마련해주신 간식꺼리를 들고 벗들을 잠시 만나고 돌아왔다.
새삼 나눌 수 있다는게 좋으면서도 왠지 모르게 가슴이 저렸다.
늘 그렇게 당신께서는 다른 이들을 위해 그렇게 나누셨는데..
정작 당신은 늘 광야에서 홀로 걸어오셨고 지금도 홀로 걸어가신다는 생각이 들어서였을까.
오늘 아침에는 새벽에 일어나셔서 간소하게 꾸린 내 짐을 세심하게 살펴주신다.
당신께서도 정작 아침 일찍 대학병원에 가셔서 검사를 받으시고 그러셔야 하는데..
사실 병원 같은 곳을 (젊은 나로서도) 홀로 찾아가는 일은 대단히 고역이다.
우선 전문 용어앞에 기가 죽고, 또 혹시나 큰 병은 아닐까라는 염려와 병 그 자체로 통증이 뒤따르기 때문이다.
방학때에는 계획을 대폭 바꾸어 볼까 생각중이다.
이 곳 저 곳 여행을 다니며 발걸음을 옮기는 것도 의미가 있지만..
늘 홀로 다른 이들을 위해 아름다운 그늘을 드리워주신 당신께.
당신께서 평생 몸소 보여주신 넉넉함을 더불어 나누고 싶다.
매서운 날씨에 홀로 병원에 가신 당신께서
따뜻하고 편안하게 검사를 마치시고
큰 탈 없다는 밝은 말씀을 듣고 오시길 바라며
일본에 다녀오련다.
어리석게 교장과 교감의 선물을 무엇을 할까를 생각하기보다는
진정 소중한 사람들의 가슴에 담을 선물을 헤아리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