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대상 게시판

청구회추억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나무야나무야
더불어숲
강의
변방을 찾아서
처음처럼
이미지 클릭하면 저서를 보실 수 있습니다.

숲속의소리

2003.12.31 08:18

잔치

댓글 2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얼마 전 처육촌의 혼인식에 다녀왔습니다
읍내의 작은 호텔이었기에 예식장보다는
조금은 여유있게 치루어진다는 것 뿐
뻔한 식순에 의해 착착 진행되는 예식
주례사도 흔히 들을 수 있는 말들이었습니다

놀란 것은 마을로 돌아가는 버스에서였습니다
혼인식을 한 신랑 동네에서 처육촌의 집까지는
버스로 두 시간 정도가 걸렸는데
갈 때는 자가용을 이용해서 몰랐지만
올 때는 버스를 타고 이내 놀란 것입니다

혼인식을 마치고 버스가 출발하자마자
반주에 맞춰 마을 사람들의 군무는 시작하고
휴게소에 다다를 때까지 멈추지 않았습니다
텔레비전 오락 프로에서 개그맨들에 의해
관광버스 춤이라 흉내내어지는 춤이었습니다

잠시 휴식을 하고 다시 버스가 출발하자
이번에는 술과 떡이 돌고 노래가 이어졌습니다
어느 한 사람 두드러지게 나서는 사람은 없지만
뒤로 빼는 사람도 없이 모든 사람이 돌아가며
각본대로 움직이듯 신나게 노래를 불러댔습니다

며칠 전부터 온 동네가 나서 잔치를 준비하고
혼인식이 끝나자 믿기지 않을 체력으로
춤추고 노래하고 술 마시고 떡 먹는 그이들은
실상 집집마다 집채만한 빚을 진 분들이었습니다
농약을 한번씩 생각해본 분들이었습니다


***********************************************


'총회에 참가하신 나무님'들과
'안부가 궁금한 나무님들'의 이름을
한 명 한 명 발음해 보았습니다

한 명 한 명 발음해 볼 때마다
저마다의 무게로 다가오신 나무님들
올해의 걱정과 불안, 시름과 서러움 따위
내년까지 이어지지 않기를 빌겠습니다

올 한해 '더불어숲'으로 하여 제 삶이 덜 곤궁했음을 고백합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3325 숲 - 동행 김성장 2003.04.09
3324 '고들빼기' 달선생 2004.08.05
3323 "신영복"을 읽고서. 새벽별 2011.07.23
3322 '일용잡급직'이 학점준다면 지식배달사고!(오마이뉴스) 이명옥 2007.09.24
3321 22. 점선뎐! 9 좌경숙 2011.06.09
3320 30. “이건 글이 아니다. 타자 일 뿐이다.” 5 좌경숙 2011.08.04
3319 No problem No spirit 18 박재교 2004.06.04
3318 SBS 스페셜 '금강산 사색' 7 달선생 2007.07.02
3317 [잡담 2] 늘보 이야기 1 유천 2006.09.25
3316 가을 산방 여행 달선생 2004.09.19
3315 고마운 선물 그리고 생각없는 교육에 대하여... 3 레인메이커 2003.05.17
3314 그 나물에 그 밥인 줄 몰랐다. 양철북 2008.05.23
3313 김정아님 ! 고맙습니다. 시청자 2004.09.06
3312 나무 ? 너도나무 2003.07.26
3311 내 마음속의 고래 1 고래를 위하여 2009.06.26
3310 내린천을... 5 좌경숙 2005.08.27
3309 누구를 위한 수련회인지.. (아이들에게 미안합니다) 3 레인메이커 2003.04.17
3308 덜무드 오무쿠 신부 초청 <생명, 우주, 영성> 강연 안내 모심과 살림 연구소 2006.02.02
3307 멀리 계신 l.t.kim 선생님께 부탁 한 말씀! 문봉숙 2006.08.29
3306 발을 씻어 드릴 수 있는 마음으로 ^^* 1 레인메이커 2003.04.23
Board Pagination ‹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 167 Next ›
/ 167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