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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농에서 일하는 선배가 써는 글입니다.

지난해였던가...
권종대 회장님을 잠실에서 안동교구 강성중 총무와 만났던 기억이 난다..
잠실 역 지하도의 조그만 밥집에서 만난 권종대 회장님...
아마도 소주 한잔을 간단히 기울였던 것 같고...물론 선생은 드시지 못했었다..
그게 첫 만남이었다.. 권종대회장님과의...
대전 가톨릭농민회 전국본부에 있을때 가농 30년사를 정리하며
내가 생각했고 이야기들었던 권종대 회장님은 아니셨다..
그냥 인상좋은 할아버지 정도..
아마도 그때 회장님의 눈빛은 아들뻘되는 새카만 후배가
아직도 농자가 들어가는 이판에 남아있다는 사실에대한
그런 기특함이 담겨있었던 것 같다...

내가 처음 권종대 의장을 알게 된 것은 다른 사람의 이야기속에서였다..
정재돈 형님...
한참 잘나가는 우리밀본부에서 가농사무국장으로 왔을때는...
그냥 잘모르는, 어려운 선배이자 국장님이었다..
그 선배가 대전역 앞 포장마차에서 소주한잔 기울이며
권종대회장님 이야기를 했었다.
..내가 안동가농 총무였을때..총무보다 더 꼼꼼한 회장님이 계셨다고..
총무보다 실무를 빠삭하게 꿰고 계셨고..
때문에 총무인 나는 더욱 꼼꼼히 일을 챙겨야 했다고...
그런 선배한테 난 일을 배웠다..고...
그분이 권종대회장님이셨다..

실제로 선배는 무지무지하게 꼼꼼했다..
일이 끝나야 집에 들여보내주었고..
-그때 난 신혼이었다-
늘 함께 일을 했기에 딴짓을 할 수 도 없었다..
그러나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른 후 ..
그 선배는 모든 실무를 나에게 맡겨주었다..

실무자의 정의가
어느 곳이든, 어떠한 일이라도, 독립적으로 수행해나가는 사람이라고
정의한다면..
그 선배가 그렇게 나를 키운것이다..
그리고 그 선배의 뒤에는 늘 그렇게 권종대회장님이 계셨다..

그 재돈이형이 이번 권종대 선생이 돌아가시고 호상을 맡았다.
어제 영결식에서 재돈이형은
어릴적 밖에서 놀다 돌아와 늘 계시는 엄마에 선생을 비유하셨다..
언제나 계실것 같은..늘 그자리에.. 늘 계신분...
그런 분이 안계셔서 처음엔 불안하고 무서웠지만..
그분을 뵈러오는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며
그분의 분신을 보았다고....

그리고 나는 권종대회장의 돌아가심을 보며..
민들레처럼의 가사말을 새삼 떠올렸다..

...특별하지 않을지라도
결코 빛나지 않을지라도
흔하고 너른 들풀과 어우러져
거침없이 피어나는 민들레...

모두가 흔하고 너른 들풀을 외면하는 세상...
어우러짐을 잊고 지내는,
아니 거부하는 세상..
빛나고 특별해야 하는 사람들이 넘쳐나는 세상...

그런 세상에서
민들레 같은 삶을 살아가셨던 분..
수천수백의 꽃씨가 있게 하신 분...
내가 잊고 지냈던 민들레의 삶을 다시 기억하게 해주신 분...

권종대 회장님이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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