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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속의소리

2004.02.18 10:44

주머니 없는 옷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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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이 모처럼 따뜻한 늦겨울의 주일날 오후였습니다.

애기엄마가 둘째녀석 베네옷을 정리하는 것을 보고는
워낙 깜찍해서 깨끗히 빨아 놓은 짤리몽땅한 바지 한벌을 볼에다 대고 비벼 보았습니다.

세제냄새에 희석이 되긴 했으나, 아직 애기 냄새가 남아 있었습니다.
그리고 문듯 눈에 뛰인 것이 애기 아랫바지에 주머니가 없는 것이었습니다.

"어어 애들옷에 주머니가 없었나...."
"참 그리고 보니, 간난애인데 호주머니가 필요 없지"
"..."
"..."

태어날 때 빈 몸으로 왔으니, 집어 넣을 것이 있을리가 없으니깐 말입니다.
그런데, 사람들이 입는 옷에 주머니가 없는 것이 하나 더 있다고 합니다.
.
.
.
.
수의(壽衣), 바로 우리가 이 세상을 떠날 때 입는 이 옷에도 주머니가 없다고 합니다.
.
.
.

우리 아이가 자라서 어른이 되면, 갓난이 적에 입었던 베네옷을 벗고,  
세상물정을 알게 되면서 자연스레 유명 브랜드 옷, 멋있는 옷을 입을 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심지어  재력이 있으면 유명 디자이너가 만든 옷을 입고 다닐 수도 있겠지요.  

그러나, 애들이 커서 부모랑 대화가 되는 먼 훗날에
"우리의 삶을 마감하는 날에는 주머니 조차 없는 그 수의(壽衣)을 입는 단다" 라고,
알려주면 우리 애들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 궁금합니다.

커가는 애들을 바라보고 있는 부모로서
자식들의 삶이 "소유의 삶" 보다는 "나눔의 삶"이 되어 주길 바라는
저의 바램은 너무 지나친 바램이 아닌지......
아니 그런 삶을 살지 못하는 저 자신이 부끄럽운 것은 아닌지.......

괜히 아들녀석 바지를 주물럭 거리며
옷 주머니 덕에 메마르게 달려만 온 저의 삶을 되돌아 보는 일요일 오후였습니다.


###
나무님들 안녕하십니까?
너무 오랜 만에 인사를 드리는 것 같습니다.
장경태님도 저 처럼 만해 한용운 선생님을 좋아 하시는 것 같아 왠지 호형호제하고 지내고 싶어집니다. 맏형님이신 이승혁님도 잘 계시리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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